사제총으로 친아들 살해한 아버지…'신상공개' 가능성은?

2025-07-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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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신상 공개 여부에 쏠린 관심

사제 총기를 사용해 친아들을 살해하고 자택에는 폭발물을 설치한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지면서 피의자 A 씨(62)의 신상 공개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 사건이 철저히 계획된 범행이라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신상 공개 가능성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 20일 발생한 인천 송도 총격 사건과 관련해 검거된 피의자 A 씨(60대). / 유튜브 'MBCNEWS'
지난 20일 발생한 인천 송도 총격 사건과 관련해 검거된 피의자 A 씨(60대). / 유튜브 'MBCNEWS'

인천 연수경찰서는 A 씨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계획적 준비 과정을 수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날 오후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A 씨는 불출석을 통보하며 외부 노출을 회피했다.

손주들과 며느리 앞에서 아들에게 총기 난사

사건은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 33층 자택에서 발생했다. A 씨는 당시 며느리와 손주들이 함께 있던 자리에서 사제 산탄총을 발사해 아들 B 씨(33)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용된 무기는 쇠구슬이 다수 들어 있는 형태의 '산탄'이었으며, 반복 사격 후 A 씨는 현장에서 도주했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 A 씨 집에서는 다량의 인화성 물질과 점화장치를 준비해 둔 사실이 확인됐다. 현장에서 수거된 물품은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총 15개로, 경찰은 폭발물 설치 혐의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성병대 사건과 유사…신상 공개 가능성은?!

전문가들은 A 씨 사건이 2016년 사제 총기를 이용해 경찰을 살해했던 성병대 사건과 유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성병대는 사제 총기로 이웃을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당시 경찰은 범행의 중대성과 국민 불안 해소를 이유로 성병대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A 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집 앞에 사건 조사 중임을 알리는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 뉴스1
A 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집 앞에 사건 조사 중임을 알리는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 뉴스1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제 총기와 폭발물 사용 등 계획성과 사회적 충격을 고려할 때 신상 공개는 충분히 논의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도 "사제 총기 사건으로 또다시 수많은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는 데다 어린 손주들 앞에서 범행한 점도 매우 악랄하다"라며 "기본적으로 신상 공개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고인의 명예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 신상 공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상공개 판단 기준…'중대범죄신상공개법' 적용 가능성

현행법상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기 위해서는 잔혹성과 중대성, 입증된 혐의, 공공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민의 알 권리와 범죄 예방, 재범 방지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신상 공개가 가능하다.

경찰은 현재 A 씨 진술을 통해 범행 동기를 집중 추궁 중이다. A 씨는 과거 이혼한 전처와의 갈등, 그로 인한 아들과의 불화 등을 언급하며 "가정불화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전처 C 씨는 유명 미용업체 대표로,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표현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총기 사고가 발생한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가고 있다. / 뉴스1
지난 20일 총기 사고가 발생한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가고 있다. / 뉴스1

전처 향한 복수심이 범행 동기?

일각에서는 A 씨가 전처의 경제적 성공과 아들의 행복한 삶에 대해 열등감을 느꼈고, 아들을 '전처의 성취를 잇는 존재'로 여겨 복수심을 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오 교수는 “A 씨는 마약이나 음주 상태가 아니며, 정신이 온전한 상태에서 아들만을 특정해 살해했다"며 "전처에게 가장 큰 고통을 안기기 위한 선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장기간 누적된 분노와 심리적 열패감이 범행에 작용했을 것"이라며 "사회적 성공을 이룬 전처에 대한 왜곡된 감정이 아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프로파일러 투입, 수사 경과 따라 신상 공개 결정

경찰은 현재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A 씨 범행 동기와 계획 경위를 분석하고 있으며, 이후 수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속 여부가 결정된 이후, 경찰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법률 요건을 충족하는지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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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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