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생일날 가족 앞에서 아들 살해…'인천 총격' 60대 도주 우려로 구속
2025-07-23 07:07
add remove print link
생일잔치서 사제총기로 아들 살해한 60대 구속
인천 송도에서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하고 서울 자택에 인화성 물질과 발화 타이머를 설치한 60대 남성 A 씨가 구속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지난 22일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등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A 씨를 구속했다.
유아람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주거지 폭발 시도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A 씨가 "출석하기 싫다"라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아 심사는 서류 심사로 진행됐다.
A 씨는 지난 20일 인천 송도 모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일은 A 씨의 생일로, 아들이 직접 그를 집에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는 아들의 아내와 자식 2명, 지인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을 살해한 이유와 관련해 '가족 간 갈등'을 언급했다. 그는 "가정불화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같은 날 A 씨의 서울 도봉구 집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다. 해당 인화성 물질들은 지난 21일 낮 12시에 불이 붙도록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 씨 아들의 시신을 부검하고 "우측 가슴 부위와 좌측 복부(옆구리) 부위 총상으로 인해 장기가 손상돼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A 씨가 전 부인에 대한 열등감, 질투, 분노 등으로 인해 복수하기 위해 아들을 살해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장 아끼는 아들을 상실한, 그 고통을 주기 위한 어떤 의도 또는 심리적인 배경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범행 동기를 추측했다.
또 "(A 씨가) 부인과 정서적·경제적으로 완전히 분리되지 못했으며 피해자인 아들은 전 부인이 이룬 사회적·경제적 성공의 상징적 계승자"라며 그 근거로 A 씨가 20년 전 이혼한 전 부인 소유의 70평대 아파트에 아직도 살고 있고 아들은 전 부인의 회사에서 직책을 맡고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남편 입장에서는 무력감, 열등감, 분노, 질투 이런 것들을 느껴서 그로 인한 좌절감에 의한 복수심의 발로가 아닌가, 이렇게 본다"라며 "현장에 며느리, 손주, 지인 등이 있었지만 오직 아들만을 겨냥했다. 그렇다면 굉장히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