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도 편의점도 아니었다…청소년 알바 1위는 여전히 ‘이곳’

2025-07-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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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지와 편의점 비율 줄고 플랫폼과 크리에이터 비중 증가

지난여름 고등학생 이 모(17) 양은 생애 첫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친구의 추천으로 선택한 일터는 집 근처 고깃집이었다. 저녁 시간마다 쏟아지는 주문에 정신없었지만, ‘구하기 쉽고 일한 만큼 받으니까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양처럼 지난해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음식점에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3일 발표한 ‘청소년 근로 실태 및 권리 보장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 경험이 있는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청소년 915명 가운데 39.3%가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뒤를 이어 뷔페·웨딩홀·연회장(13.6%), 카페·베이커리·아이스크림 가게(7.2%), 플랫폼 기반 업무(5.8%), 패스트푸드(4.3%), 편의점·마트(4.1%)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과거 대표적인 아르바이트였던 전단지 배포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4년 동일 조사에서 청소년 아르바이트 중 22.4%가 전단지 배포 업무를 했다고 응답했지만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2.3%에 그쳤다. 같은 기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9.3%에서 4.1%로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아르바이트의 새로운 업종도 등장했다. 지난해에는 플랫폼 노동이 5.8%, 배달 3.3%, 콘텐츠 크리에이터 3.3%로 집계되며 새로운 일자리 유형으로 떠올랐다. 스마트폰과 앱을 중심으로 일자리 정보를 얻고 일의 형태도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단순 반복 업무에만 머무르지 않고 본인의 취향이나 기술을 살릴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하는 청소년들도 늘고 있다.

다만 아르바이트를 해본 청소년 자체의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는 25.1%가 근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나 지난해에는 이보다 7.6%포인트 낮은 17.5%에 그쳤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청소년의 비율은 10년 전 25.5%에서 지난해 57.7%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 수는 줄었지만 일할 때는 계약을 체결하고 권리를 인식하려는 흐름이 분명해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해석된다.

이처럼 일부 근로 여건은 개선됐지만 부당한 대우를 겪은 사례도 여전히 적지 않았다.

‘정해진 임금보다 적게 받거나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2014년 17.5%에서 지난해 12.8%로 ‘초과근무 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19.0%에서 13.8%로 각각 줄었다. ‘다른 업무를 억지로 맡은 적 있다’는 응답은 2014년과 2023년 모두 16.1%로 나타났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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