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기업, 이탈리아 핵융합 프로젝트에 초전도 선재 수출…기술력으로 미래시장 뚫었다
2025-07-2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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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주), 257억 원 규모 유럽 수출 계약
대전시 연구개발 지원사업, 글로벌 진출 디딤돌 역할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대전의 한 중소기업이 고난도 핵융합 기술 분야에서 유럽 진출에 성공하며 지역산업의 가능성을 다시금 입증했다.
대전시 유성구에 본사를 둔 KAT(주)(대표 유성택)는 최근 이탈리아 국립핵융합연구소(ENEA)와 약 1,600만 유로(한화 257억 원) 규모의 초전도 선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국내 민간 기업이 이탈리아 핵융합 프로젝트에 핵심 소재를 직접 납품한 첫 사례로, 대전시의 기술개발 지원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진 모범적 결과로 주목받고 있다.
초전도 선재는 극저온 상태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 물질을 실용화한 것으로, 핵융합 장치에 사용되는 초전도 자석의 필수 소재다.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로, KAT(주)는 대전시의 '2024년 에너지융합 경쟁력강화 지원사업'을 통해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받아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향상된 고사양 초전도 선재 개발에 성공했다. 시는 해당 사업을 통해 1억 원의 시비를 투입해 기술 고도화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KAT(주)의 이번 수주는 단순한 수출 성공을 넘어, 대전시가 그간 추진해 온 민관 협력 기반의 핵융합 산업 생태계 조성과 기술 수출 전략의 결실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 2023년에는 대전시와 대전테크노파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핵융합분야 사업활성화 협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2월에는 미국 제너럴아토믹사와의 협력을 통해 대전 기업의 미국시장 진출 발판도 마련했다. 이처럼 대전시는 국제 협력과 산업기반 강화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첨단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성택 KAT(주) 대표는 “이번 수주는 글로벌 시장에 KAT의 기술력과 신뢰를 입증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대전시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초전도 선재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권경민 대전시 경제과학국장은 “KAT의 사례는 지자체의 연구개발 투자가 지역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린 성공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대전의 유망 중소·중견기업들이 세계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지역 기반 기업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첨단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향후 대전시의 첨단기술 전략 수립과 기업지원 정책에 중요한 참고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과 기업, 그리고 기술이 만나 일궈낸 성과가 핵융합이라는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