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6개를 한꺼번에…특이하게 생긴 알 낳은 '이 생명체' 정체

2025-07-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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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 직전에는 내부가 비칠 정도로 투명해져

네점박이노린재의 알 / 거창군 제공
네점박이노린재의 알 / 거창군 제공

사진 속의 알은 네점박이노린재의 알이다. 경남 거창군이 촬영해 공개한 사진이다.

특이하게 생긴 알을 낳는 네점박이노린재는 노린재목 노린재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 분포하며 주로 느티나무와 같은 활엽수를 기주로 삼아 살아간다.

이 종은 비교적 흔한 노린재로 농작물이나 산림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 초식성 곤충이지만 그 생태와 특징은 곤충학 연구와 생물다양성 이해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네점박이노린재의 외형은 작고 단단한 몸체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5~7mm 정도의 크기를 갖는다. 몸 색깔은 갈색 또는 회갈색이다. 등판에는 네 개의 검은 점이 눈에 띄며 이 점들이 네점박이노린재라는 이름의 유래가 된다. 이 점들은 대체로 대칭적으로 배열돼 있으며 곤충의 등판에서 뚜렷하게 구분된다.

네점박이노린재의 앞날개는 반투명한 막질로 이뤄져 있고 쉴 때는 지붕 모양으로 접혀 몸을 덮는다. 더듬이는 네 마디로 구성돼 있으며 비교적 짧고 단단한 구조를 가진다. 어깨 부분은 두드러지지 않고 평평한 형태다. 이 곤충은 주로 식물의 수액을 빨아먹으며 생활하며 이동 속도는 빠르지 않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네점박이노린재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네점박이노린재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네점박이노린재의 알은 이 종의 생애 주기에서 중요한 단계를 이루며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알은 일반적으로 기주 식물인 느티나무의 잎 뒷면이나 줄기에 산란된다. 알의 크기는 매우 작으며 약 0.5~1mm 정도로 육안으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알의 형태는 약간 타원형 또는 약간 납작한 원통형에 가까우며 표면은 매끄럽고 약간 반투명한 흰색을 띤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은 약간 노란빛을 띠거나 부화 직전에는 내부에서 애벌레의 형체가 비칠 정도로 투명해지기도 한다.

네점박이노린재의 암컷은 한 번에 수십 개의 알을 낳으며 이 알들은 대개 군집을 이루어 배열된다. 알은 잎맥을 따라 규칙적으로 배치되거나 작은 무더기로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알을 외부 포식자로부터 보호하고 부화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알의 부화 기간은 기온과 환경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7일 정도 소요된다. 부화 직전 알에서는 미세한 움직임이 관찰될 수 있으며 애벌레가 껍질을 뚫고 나오는 과정은 매우 섬세하다. 부화한 애벌레는 성충과 달리 날개가 없으며 색깔은 연한 황록색 또는 흰색에 가까운 형태로 시작된다.

네점박이노린재의 알은 환경적 요인에 민감하며 특히 습도와 온도가 부화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너무 건조하거나 습한 환경에서는 알이 곰팡이에 감염되거나 부화율이 낮아질 수 있다. 자연 상태에서는 암컷이 알을 낳은 후 일정 기간 보호하는 행동이 관찰되기도 하며 이는 알을 포식자나 기생충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본능으로 보인다. 알의 표면은 단단한 껍질로 보호돼 있지만 물리적 충격에 약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알이 낳아지는 잎이나 줄기의 위치는 외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장소로 선택된다.

네점박이노린재는 다른 노린재류와 마찬가지로 불완전변태를 거치므로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성충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며 점차적으로 성숙하면서 날개와 생식기를 발달시킨다. 이 알의 특징과 생태는 네점박이노린재가 환경에 적응하며 생존하는 전략을 보여주며 특히 느티나무와 같은 특정 기주 식물에 의존하는 생태적 틈새를 잘 드러낸다.

이런 가운데 거창천적생태과학관은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특별 기획전 '곤충의 신비 곤충의 알' 사진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네점박이노린재 등 약 100여 종의 곤충알을 고해상도 사진으로 소개한다. 접사렌즈와 현미경을 활용해 과학관에서 직접 촬영한 생생한 이미지들이 곤충 생태의 신비로움을 생동감 있게 전한다.

거창군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아이들과 가족들이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거창군이 천적 활용과 친환경농업을 선도하는 지역임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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