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도 한동안 고생했던 병 '근육긴장이상증'..."글자 쓸 때도 손 떨린다"
2025-07-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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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계 질환, 우리 몸에 숨겨진 근육의 반란
일상을 방해하는 불규칙한 근육 움직임의 비밀
근육긴장이상증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특정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면서 몸이 뒤틀리거나 비틀어지는 신경계 질환이다.
전 마라톤 선수 이봉주도 앓고 있었던 병이다.
평소에는 멀쩡하다가도 특정 동작이나 자세를 취할 때 이상한 움직임이 반복되기도 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근육이 경직되기도 한다. 주로 얼굴, 목, 팔, 손 등에 나타나며, 어떤 경우에는 온몸에 증상이 퍼지기도 한다. 통증이 심하거나 근육이 오래 수축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생긴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에서 나타나
근육긴장이상증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발병 시기나 부위에 따라 양상이 다르다. 어린이에게 생기는 경우에는 다리에서 시작해 팔과 몸통으로 확산되기 쉬우며, 성인에서는 눈꺼풀이나 목, 손 같은 특정 부위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년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는 서서히 진행되며, ‘글자 쓸 때 손이 떨리거나 뻣뻣하다’, ‘눈이 자꾸 감긴다’, ‘고개가 자주 돌아간다’는 식의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흔하다. 증상이 어느 한쪽으로만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

◆정확한 원인은 불명확… 뇌 기능과 관련 있어
근육긴장이상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 속 움직임을 조절하는 부위인 기저핵의 기능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전적 요인이 관련된 경우도 있으며, 외상이나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파킨슨병, 뇌성마비, 외상성 뇌손상과 같은 질환이 동반되거나, 항정신병약 복용 후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 과도한 사용, 피로 등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순한 근육통과 혼동하기 쉬워
근육이 경직되고 불편함을 느끼는 증상은 흔하기 때문에, 단순한 근육통이나 자세 불량으로 오해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근육긴장이상증은 자극이 없어도 수축이 반복되며, 특정 행동을 할 때마다 이상 움직임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펜을 잡을 때마다 손목이 비틀어지거나, 웃거나 노래할 때 얼굴 근육이 뒤틀리는 경우는 단순 근육 피로가 아닌 신경학적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차 심해진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약물치료부터 보톡스 주사까지, 증상에 따라 다르게 접근
근육긴장이상증의 치료는 증상 부위와 심한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도파민 조절 약물이나 근육 이완제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특히 눈꺼풀이나 목 근육 등에 국한된 경우에는 보툴리눔 독소 주사가 효과적일 수 있다. 보톡스 주사는 긴장된 근육에 직접 주사해 과도한 수축을 막는 방식으로, 3개월~6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되며 반복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전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뇌심부자극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고려되기도 한다.
◆규칙적인 생활과 스트레스 조절이 중요
근육긴장이상증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완치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치게 반복되는 동작이나 불편한 자세는 피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스트레스가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긴장을 풀 수 있는 운동이나 명상, 가벼운 산책 등이 도움이 된다. 주변 사람의 이해와 배려도 필요하다. 갑작스런 움직임이나 표정 변화로 인해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