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도 안 냈을 텐데 왜?”…결혼이주여성 소비쿠폰 수령에 쏟아진 오해
2025-07-25 10:18
add remove print link
대부분의 외국인은 소비쿠폰 혜택 못 받아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장의 소비쿠폰 인증 사진이 예상치 못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외국인이 세금도 안 내고 85만 원이나 받아 갔다”는 주장이 빠르게 퍼지면서 외국인 소비쿠폰 지급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캄보디아 출신의 결혼이주여성 A 씨는 본인의 SNS에 “감사해요. 대한민국”이라는 글과 함께 소비쿠폰 인증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총 85만 원 규모의 선불카드 3장이 담겨 있었다.
해당 게시물 이 확산하자 커뮤니티 곳곳에서 “외국인에게 퍼준다”, “내 세금 돌려달라”, “이래서 결혼이주는 반대”라는 등의 격한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은 “85만 원은 과하다”, “세금도 안 냈을 텐데 왜 받느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하지만 A 씨가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비난은 사실과 달랐다. A 씨는 이미 지난 2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귀화자로 정부의 지급 기준을 충족한 ‘내국인’으로 알려졌다. A 씨가 받은 85만 원 중 45만 원은 기초생활수급자(40만 원)와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거주자(5만 원) 자격으로 받은 것이고 나머지 40만 원은 가족 2인에게 지급된 20만 원짜리 선불카드를 함께 수령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세대원 수에 따라 선불카드를 한 명이 일괄 수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 외국인도 소비 쿠폰을 받는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소비쿠폰 지급에서 외국인을 원칙적으로 제외했다. 다만 내국인이 포함된 주민등록표에 등재돼 있고 건강보험 또는 의료보험에 가입된 경우에 한해 영주권자(F-5), 결혼이민자(F-6), 난민 인정자(F-2-4) 등 일부만 예외적으로 지급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외국인과 이주노동자는 소비쿠폰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일부 인권 단체에서는 모든 이주민에게도 소비쿠폰을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영주권자(F-5)는 15만 4038명, 결혼이민자(F-6)는 18만 4165명, 난민 인정자(F-2-4)는 1598명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소비쿠폰 지급 대상에 해당하는 외국인은 약 35만 8000명 수준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