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9호 태풍 한꺼번에 북상 중…믿기 힘든 날씨 소식 전해졌다
2025-07-2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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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 태풍 '프란시스코', 8호 태풍 '꼬마이', 9호 태풍 '크로사' 북상 중
열대 해상에서 세 개의 태풍이 동시에 움직이며 한반도에 예상치 못한 기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7호 태풍 '프란시스코', 8호 태풍 '꼬마이', 9호 태풍 '크로사'가 서태평양에서 잇달아 발생해 북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7·8·9호 태풍 현재 위치와 향후 경로는?
7호 태풍 프란시스코는 25일 오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서쪽 약 290㎞ 지점을 통과하고 있으며, 25일 오후 9시쯤 타이완 타이베이 북쪽 약 160㎞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4일 오후 9시에 새롭게 생성된 8호 태풍 꼬마이는 필리핀 북부 해역을 거쳐 26일쯤 일본 오키나와 남쪽 바다에서 열대저압부로 변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9호 태풍 크로사다. 25일 오전 3시 괌 북북서쪽 약 480㎞ 위치를 지난 크로사는 점차 세력을 불려가며 27일 오전에는 강도 3등급의 강력한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때 최대풍속은 초속 35m에 이를 전망이다. 크로사는 괌에서 시작해 북상을 계속하다가 29일 오전 3시쯤 일본 도쿄 남동쪽 약 1020㎞ 부근 해상까지 이동할 계획이다.
태풍 프란시스코의 북상으로 25일부터 29일까지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에는 풍랑 및 강풍, 강한 너울이 밀려들 예정이다. 기상청은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에게 안전사고 주의를 요청했다.

비바람 피해는 비껴갔지만...태풍이 불러온 '극한 폭염'
이처럼 연이은 태풍 발생이 한반도에 직접적인 비바람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다른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바로 극심한 폭염이다.
현재 한반도 상공에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층층이 쌓여 있다. 5㎞ 상공의 북태평양고기압과 10㎞ 고층의 티베트고기압이 이중 구조를 이루며 한반도를 감싸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남쪽에서 올라오는 태풍들이 뜨겁고 습한 남동풍을 만들어내면서 열기가 한반도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 남동풍이 소백산맥을 넘어오는 과정에서 '푄 효과'가 발생해 서울 등 중서부 지역의 기온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푄 현상은 공기가 산맥을 통과할 때 고온 건조한 성질로 바뀌는 기상 현상을 말한다.
서울 38도...118년 만의 '역대급 폭염' 온다
2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7도까지 치솟으며 극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말인 26일에는 38도에 달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7월 하순에 서울 기온이 38도를 넘어선 사례는 118년 기상 관측 역사상 단 4차례에 불과하다.
대전 역시 37도까지 오를 예정이며, 대구와 광주는 35도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6일은 올해 들어 가장 뜨거운 하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일부 다른 지역은 더 높은 기온이 기록될 가능성도 있다"라면서 "주말에는 한반도 서쪽을 중심으로 폭염 심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극한 폭염은 27일 일요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그 여파로 다음주 초인 28~29일까지도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겠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준동하는 기압계의 변화에 따라서 계속 더위가 이어질지,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강수를 동반하는 채로 기온이 낮아질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무더위는 이미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 6월 1일부터 7월 22일까지 전국 폭염과 열대야 일수를 집계한 결과, 올해는 폭염 9.5일, 열대야 4.9일을 기록해 지난 53년 동안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더 무더웠던 해는 1994년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일 최고기온 평균(29.4도), 일 평균기온 평균(24.4도), 밤 최저기온 평균(20.6도)은 모두 역대 1위를 차지했다. 일 최저기온 평균(20.1도)도 1973년 집계 이후 역대 2위에 올랐다.
폭염 극성에...온열질환 환자 수 3배 급증
극심한 더위로 인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3일 기준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1979명(사망자 10명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상공에 두터운 고기압이 강화되고 따뜻하고 습한 남동풍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주말 폭염은 더욱 강화되겠다"며 "온열질환에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극한 폭염은 일요일(27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월요일(28일)부터는 기온이 다소 내려가지만 여전히 35도 안팎의 무더위는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낮 시간 무리한 야외활동을 피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 등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