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건강에 아무리 좋더라도... '이 부위'는 절대 먹으면 안 돼요
2025-07-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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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과일의 씨앗에 도사린 위험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한 과즙과 아삭한 식감이 입안을 가득 채우는 과일 사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 과일의 씨앗에 숨겨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사과는 독성을 품고 있다. 사과 씨가 과연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어떻게 사과를 먹어야 안전한지 알아본다.
사과 씨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화합물이 포함돼 있다. 아미그달린은 시안화물 전구체다. 체내에서 소화될 때 시안화수소로 변환될 수 있다. 시안화수소는 청산가리로 불리는 치명적인 독성 물질이다. 고용량으로 섭취하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시안화수소는 세포가 산소를 사용하는 능력을 방해해 호흡 곤란, 어지럼증, 메스꺼움, 심지어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사과 씨의 아미그달린 함량은 상대적으로 낮은 까닭에 일반적인 섭취로는 치명적인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다.

평균적인 사과 씨 한 알에는 약 0.6mg의 아미그달린이 들어있다. 이는 약 0.02mg의 시안화수소를 생성한다. 성인의 치사량은 시안화수소 기준 약 50mg 이상으로 추정된다. 치사량을 먹으려면 사과 씨 수백 알을 섭취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과 씨를 먹는 것이 실제로 얼마나 위험할까. 전문가들은 소량의 사과 씨를 실수로 삼켰을 경우 건강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미국독극물관리센터(American Association of Poison Control Centers)는 사과 씨로 인한 중독 사례가 드물다고 보고한다. 씨앗의 단단한 외피가 위장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은 까닭에 아미그달린이 방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씨앗을 씹거나 갈아서 섭취하면 아미그달린이 더 쉽게 방출돼 시안화수소로 변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사과 씨를 의도적으로 다량 섭취하거나 갈아서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체중이 적어 독성 물질에 보다 취약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하게 사과를 즐기려면 몇 가지 간단한 지침을 따르면 된다. 먼저 사과를 먹을 때 씨앗을 제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사과를 자를 때 씨가 포함된 심지 부분을 깔끔히 도려내면 된다. 둘째, 사과 씨를 씹거나 갈아서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무디를 만들 때 사과를 통째로 믹서에 넣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씨앗이 갈려 아미그달린이 방출될 수 있다. 따라서 스무디를 만들 때는 씨앗을 제거한 뒤 과육만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셋째, 어린이에게 사과를 줄 때는 씨앗이 제거된 상태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간단한 조치로 사과 씨의 잠재적 위험을 쉽게 피할 수 있다.
사과 자체는 건강에 매우 유익한 과일이다. 사과는 비타민 C, 식이섬유,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심장 건강, 소화기 건강,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중간 크기의 사과(약 182g)에는 약 95kcal, 4.4g의 식이섬유, 14%의 일일 권장 비타민 C가 포함돼 있다. 특히 사과의 펙틴이라는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한 박테리아를 증식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사과에는 퀘르세틴, 카테킨 같은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어 염증을 줄이고 세포 손상을 방지한다. 이러한 영양적 이점 덕분에 사과는 ‘하루에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속담을 뒷받침하는 과일로 여겨진다.
사과의 영양적 가치는 섭취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는 것이 좋다. 사과 껍질에는 항산화 물질과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돼 있다. 사과는 생으로 먹거나, 구워 먹거나, 샐러드에 넣어 먹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사과 주스나 잼처럼 가공된 형태는 당분 함량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시판 사과 주스 한 컵(240ml)에는 약 24g의 당분이 들어 있을 수 있다. 천연 과당이라도 과다 섭취 시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사과 씨의 독성에 대한 오해도 일부 존재한다. 일부 사람들은 사과 씨가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믿기도 한다. 이는 아미그달린이 대체 의학에서 ‘비타민 B17’로 불리며 암 치료제로 홍보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미그달린의 암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시안화물 중독 위험 때문에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사과 씨를 건강 보조제로 섭취하려는 시도는 위험할 수 있다.
사과 씨로 인한 중독 사례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과거 몇몇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예를 들어 1980년대에 아미그달린을 고용량으로 섭취한 사람들이 시안화물 중독 증상을 보인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는 사과 씨가 아니라 아미그달린 추출물을 의도적으로 섭취한 경우였다. 일반적인 식사에서 사과 씨를 소량 삼켰을 때는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에 이를 가능성이 낮다. 그럼에도 안전을 위해 의도적인 섭취는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결론. 사과 씨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지만 일반적인 섭취로는 건강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씨앗을 다량으로 씹거나 갈아서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사과를 안전하게 즐기려면 씨앗을 제거하고 껍질째 먹어 영양소를 최대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사과는 비타민, 식이섬유,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건강에 매우 이로운 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