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회 안 먹는 게 상식인데, 오히려 7월에 가장 맛 좋은 '생선회'

여름엔 식중독을 우려해 회나 해산물을 가급적 피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오히려 7월에 가장 맛이 좋다는 생선회가 있다.

바로 병어회다. 병어는 산란을 끝낸 직후인 6~8월 사이에 살이 오르고 맛이 깊어진다. 투명하고 윤기 나는 흰살, 씹을수록 고소한 맛 덕분에 제철 병어회는 미식가들의 여름 별미로 통한다.

◆ 병어는 어떤 생선일까?

병어는 전갱이목 병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몸이 납작하고 동그란 모양이 특징이다. 등은 은회색이고 배는 은백색을 띠며, 비늘이 거의 없는 매끈한 생김새를 지녔다. 병어는 남해와 서해에서 주로 잡히며, 특히 여름철 고소한 맛이 진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횟감으로도 좋지만 구이, 조림, 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어 활용도도 높다.

◆ 병어회, 어떻게 먹는 것이 일반적일까?

제철 병어는 살이 단단하고 지방이 적당히 올라 있어 회로 먹기에 적합하다. 보통 뼈를 바른 뒤 얇게 저며낸 회를 초장이나 간장에 찍어 먹거나, 전라도 지역에서는 갓김치 또는 부추무침과 함께 쌈으로 즐기기도 한다. 여수에서는 병어회를 데친 뒤 초장에 찍어 먹는 ‘데친 병어회’도 지역 특산 음식으로 유명하다. 뼈째 썰어 씹는 맛을 살린 ‘병어 세꼬시’도 즐겨 먹는 방법 중 하나다.

◆ 병어의 건강상 효능

병어는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지방 함량이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적합하다. 특히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DHA와 EPA가 함유돼 있어 두뇌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뇌세포 보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여름철 쉽게 피로해지는 몸에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을 공급해 주는 효능도 있다.

◆ 여름철 회, 주의해야 할 점

아무리 신선한 생선이라 해도, 여름철에는 날씨 탓에 식중독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병어회를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어획 후 가능한 한 빠르게 손질 및 냉장 보관된 병어를 선택해야 하며, 상온에 오래 방치되지 않은 상태로 제공되는 음식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날씨가 더울수록 병원성 세균 번식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회는 되도록 믿을 수 있는 장소에서 바로 썰어 먹는 것이 좋다.

◆ 신선한 병어, 이렇게 고른다

병어를 회로 먹으려면 무엇보다도 신선도가 관건이다. 살아 있는 병어는 몸통이 단단하고 윤기가 나며, 아가미가 붉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눈이 맑고 튀어나와 있으며, 비늘이 떨어져 나가지 않고 매끄럽게 붙어 있어야 한다. 죽은 지 오래된 병어는 특유의 비린내가 강하고, 살에 탄력이 없다. 회로 먹을 병어는 구입 후 빠른 시간 내에 손질해 냉장 보관하거나 바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 손질 과정도 위생적으로 진행해야

병어는 비늘이 거의 없고 뼈가 얇아 회로 뜨기 쉬운 생선이지만, 내장 부위가 손상되면 비린내가 강해질 수 있다. 따라서 내장을 제거할 때는 칼날이 터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손질 후에는 찬물로 깨끗하게 씻은 뒤 키친타월로 수분을 충분히 제거하는 것이 좋다. 날생선은 손질용 도마와 식재료용 도마를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위생상 바람직하다.

◆ 생으로 먹기 꺼려진다면, 데쳐서 먹어도 좋아

만약 병어회를 생으로 먹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데친 병어회’도 훌륭한 대안이 된다. 데치면 살이 더욱 고소해지고 식감이 부드러워지며, 감염 위험도 줄어든다. 이때는 뜨거운 물에 병어를 잠시 넣었다가 꺼내 얼음물에 식히는 ‘쇼킹’ 과정을 거치면 육질이 탱탱하게 살아난다. 초장이나 된장, 고추냉이 간장 등에 곁들여 먹으면 감칠맛이 배가된다.

◆ 병어회를 더 안전하게 먹는 요령

병어회를 집에서 직접 즐기고 싶다면 구매 후 바로 손질해 냉장 보관하고, 24시간 이내에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리 전 손과 조리도구의 청결을 철저히 관리하고, 먹다 남은 병어회는 재냉동하지 말고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외식 시에는 생선이 상온에 오래 노출되지 않았는지, 식당의 위생 상태가 신뢰할 만한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