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소멸 직전 8호 태풍 ‘꼬마이’ 부활, 한반도 영향은?
2025-07-2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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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밤 일본 오키나와 부근 해상에서 재발달
한반도가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미 소멸된 줄 알았던 제8호 태풍 ‘꼬마이’가 이례적으로 다시 부활하면서 또 다른 기상 변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상청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번 태풍의 재형성에,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꼬마이’는 지난 26일 오전 중심 풍속이 초속 17m 미만으로 떨어지며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인 27일 밤, 해수면 온도 29~30도에 이르는 따뜻한 해역을 지나며 에너지 공급을 받아 다시 태풍으로 부활했다. 중심 최대 풍속 초속 17m 이상을 기준으로 태풍으로 분류하는 국제 기준에 따라, ‘꼬마이’는 27일 오후 9시 오키나와 남동쪽 약 190㎞ 해상에서 태풍 지위를 회복했다.
실제로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가 다시 태풍으로 재발달하는 경우는 드물다. 국내 관측 사상으로는 2018년 제12호 태풍 이후 약 7년 만의 사례로, 이번 ‘꼬마이’는 일본 규슈 남쪽에서 유입된 열대요란과 결합하며 세력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현재 ‘꼬마이’가 일본 오키나와 북서쪽 해상을 지나 오는 30~31일께 중국 상하이 부근까지 북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경로상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고온 다습한 열기를 몰고 올라오며 고기압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폭염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태풍이 북상하는 동안 고기압의 가장자리로 강한 남동풍이 불어들면서, 수도권을 비롯한 내륙 지방에 ‘찜통더위’가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은 특히 대기 상층으로 올라간 열기가 하강하며 고기압을 더욱 강화할 수 있고, 지형적 요인이 더해질 경우 강한 열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8일 기준 서울은 35.4도, 강릉은 38도, 경기 안성 양성면은 38.1도까지 기온이 치솟으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다. 주말과 휴일 사이에 이어진 극한 더위에 이어, 주 초반까지도 서울은 37도 안팎의 고온이 계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태풍이 한반도 부근에 열대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주 후반 날씨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태풍이 중국에 상륙해 지면 마찰로 약화하더라도, 그가 끌고 온 열대 수증기가 한반도 주변에 머무르며 기상 조건에 따라 국지성 폭우 또는 추가 폭염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와 강도에 따라 시나리오가 나뉠 수 있다. 고기압이 약화되면 수증기가 내륙으로 유입돼 많은 비가 내릴 수 있고, 반대로 고기압이 유지되면 폭염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며칠간 기압계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느냐가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일본 근해에는 또 다른 대형 태풍인 제9호 태풍 ‘크로사’도 활동 중이다. 오가사와라 제도 인근을 향해 접근 중인 ‘크로사’ 역시 기세를 더하며, 동아시아 기상에 복합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태풍 간 상호작용 여부도 현재 기상청이 면밀히 관측하고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