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1000 슬램 무산…기권패 안세영, 귀국 직후 ‘이런 말’ 남겼다
2025-07-29 07:37
add remove print link
안세영 무릎 부상으로 기권패...슈퍼1000 슬램 무산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무릎 부상으로 '슈퍼 1000 슬램' 달성의 문턱에서 아쉽게 멈춰 섰다. 그러나 귀국 직후 그는 담담하면서도 단단한 어조로 “다음 기회를 기다리겠다”며 재기의 의지를 드러냈다.

안세영은 지난 28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 1000 시리즈 일본오픈과 중국오픈 일정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경기력과 몸 상태 모두 최상이었던 이번 여정에서 '슈퍼 1000 슬램'이라는 역사적인 도전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이 그의 여정을 가로막았다.
앞서 안세영은 26일 열린 중국오픈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중국의 한웨와 맞붙던 중, 2게임 도중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단순한 경기 패배가 아닌 부상에 의한 기권이라는 점에서 선수 본인뿐 아니라 팬들의 안타까움도 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귀국 직후 기자들과 만난 안세영은 “마무리가 좋지는 않았지만, 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무척 좋았고 좋은 결과도 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쉬움이 묻어나면서도, 스스로를 다잡는 듯한 태도가 엿보였다.

그는 특히 ‘슈퍼 1000 슬램’ 무산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많은 분이 기대해 주시고 저도 기대했고, 몸 상태와 경기력이 매우 좋았기에 아쉬웠다. 당연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욕심을 많이 냈던 것 같다”며 “다음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BWF 슈퍼 1000 시리즈는 월드투어 중 가장 높은 랭킹 포인트와 상금이 걸려 있는 4개의 최상위급 대회로 구성된다. 한 해에 이들 대회를 모두 제패한 선수는 아직까지 없으며, 안세영은 이 전무후무한 기록에 도전 중이었다. 그러나 부상은 냉정했다.
무릎 상태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계속 좋지 않다고 느끼긴 했다. 피로가 누적되면서 저도 관리가 조금 소홀했던 것 같다. 심각한 정도까지는 가지 않으려고 기권했다”며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처럼 큰 부상은 아니다. 그때보다는 빠르게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 진단을 한 번 더 받아볼 계획이다. MRI도 찍어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세세하게 잡을 것”이라며 향후 계획도 덧붙였다.

기권이라는 아쉬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안세영은 올 시즌 BWF 투어에서 6승을 거두며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는 “제 목표 중 하나가 꾸준한 선수가 되는 것이었는데, 이번 시즌 큰 기복 없이 그런 모습을 보인 것 같아 뿌듯하다”고 자평했다.
또한 그는 재정비의 시간을 '성장의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재정비하는 시간이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다시 마음을 빨리 다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다음 달 25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파리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지난해(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기억이 깃든 장소이자, 2023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단식 종목 우승을 차지했던 무대이기도 하다. 그는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전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에는 승부와 결과에만 집착했다면, 지금은 제 플레이와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이 더 커서 굉장히 설렌다”고 말한 안세영은 “선수라면 언제나 최정상에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둔다. 올라가기까지 과정에 집중하며 훈련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냉정한 분석도 덧붙였다. “이번 기회로 제 경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를 보완할지 더 알게 됐다. 공격력을 추구하다 보니 템포 조절이나 경기 운영에서 일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좋아진다면 제가 원하는 조금 더 완벽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세영이 기권한 중국오픈 여자 단식에서는 중국의 왕즈이(세계랭킹 2위)가 우승을 차지했다. 왕즈이는 27일 창저우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한웨(3위·중국)를 2-0(21-8 21-13)으로 제압하며 두 달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부상의 아쉬움을 딛고 돌아온 안세영이 다시 한번 정상에 설 수 있을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