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오히려 더 좋다?…날씨 상관없이 떠나는 '국내 여행지'
2025-07-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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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걱정 없이 즐기는 힐링 여행지 6곳 추천
비 소식에 주말여행을 망설였던 이들이라면 주목할 만한 정보다.
경기도 내에는 날씨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실내외 여행지가 꽤 많다. 맑은 날엔 햇살 아래 산책하기 좋고 흐리거나 비 오는 날엔 오히려 분위기가 더 살아나는 곳도 있다. 경기관광공사는 지난 28일 흐린 날에도 즐겁고 비가 와도 당황하지 않아도 될 경기도 여행지 여섯 곳을 엄선해 추천했다.

성남 새소리 물소리는 도심과는 동떨어진 듯한 전통 한옥 찻집이다. 1923년에 지어진 한옥으로 연못과 정원이 조화를 이루고 통유리 너머의 풍경은 날씨에 따라 매번 다른 매력을 뽐낸다. 햇살이 내리쬐는 날엔 창밖으로 고풍스러운 정원이 선명하게 펼쳐지고 흐린 날엔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 너머로 고요한 정취가 흐른다. 특히 비 오는 날엔 물레방아 소리, 빗소리,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가 어우러지며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쌍화차와 대추차, 오미자차는 각각 1만 3000원이며, 여름에는 팥빙수, 겨울에는 단팥죽도 맛볼 수 있는데 가격은 모두 1만 5000원이다. 전통차와 함께 사색의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이천 테르메덴은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온천 힐링 공간이다. 실내는 독일식 바데풀 구조로 설계돼 수영과 마사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고 야외에는 대형 물놀이장과 인피니티 풀이 마련돼 있다. 특히 비 오는 날,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근 채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는 시간은 고급 스파 못지않은 휴식을 선사한다. 반대로 햇살 좋은 날에는 야외풀에서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기에 최적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연인과 친구들 모두 만족할 만한 전천후 여행지로, 성수기 기준 풀 앤 스파 종일권 요금은 대인 6만 4000원, 소인 5만 4000원이다.

평택 트리비움은 예술과 건축, 사유의 공간이 공존하는 독특한 장소다. 외관부터 인상적인 이 건축물은 논밭 사이 고요한 위치에 자리해, 도심과 멀어질수록 더 큰 여유를 준다. 직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공간 곳곳에는 통유리가 설치돼 있어 날씨에 따라 풍경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맑은 날엔 빛이 쏟아지고, 흐린 날엔 창밖의 들녘이 수묵화처럼 고요하며 비 오는 날엔 빗소리마저 공간의 일부처럼 스며든다. 카페와 전시장, 명상 공간이 있어 고요한 시간 속의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알맞다. 전시 관람과 음료를 포함한 ‘아트&스페이스’ 이용 요금은 2만 9000원이며, 요가와 명상은 6만 원, 아로마테라피는 9만 9000원이다.

안성 서일농원은 여름에도 느릿한 걸음으로 시간을 음미할 수 있는 곳이다. 정돈된 산책로와 풍성한 장독대, 연꽃이 피어난 용연지의 고요한 풍경이 인상적이다. 비 오는 날에는 항아리 사이로 내리는 빗방울이 장독대를 수묵화처럼 물들이고 흐린 날엔 잔디밭과 느티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여행자의 기분을 달랜다. 맑은 날엔 아이들과 함께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농원 내 식당에선 직접 담근 장으로 끓인 구수한 청국장을 맛볼 수 있는데 마늘 청국장이나 들깨 청국장 등 다양한 메뉴가 1만 6000원에 제공된다. 자연 속에서 속까지 든든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수원 일월수목원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숲이다. 수목원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와 대학가에 인접해 있어 의외의 매력을 지닌다. 붉은색 방문자센터에 들어서면 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초지원, 전시온실, 습지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햇빛이 가득한 날엔 수목원 곳곳에서 빛과 식물의 조화를 즐길 수 있고,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에는 오히려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빗방울이 로맨틱한 정취를 더한다. 특히 전시온실은 날씨와 관계없이 열대 식물과 인상파 화가 모네를 주제로 한 특별전이 열려 있어 실내에서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4000원이며 운영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연천 은대리 문화벽돌공장은 폐산업시설의 변신을 가장 인상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과거 벽돌을 생산하던 공장은 지금, 전시관과 라키비움으로 재탄생했다. 내부에는 실제 가마와 붉은 벽, 작업복, 기록서류들이 당시의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맑은 날엔 벽돌의 색감이 한층 또렷하게 살아나고,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붉은 벽과 공장의 공허한 여운이 더욱 깊게 느껴진다. 예술 작품들과 공장 유산이 어우러진 전시는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감성적 공간으로, 입장료는 무료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비 오는 날이라고 주저하지 말자. 오히려 더 특별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