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경사났다…최근 함백산서 자라고 있는 멸종위기 I급 '희귀 생명체'
2025-07-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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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복주머니란' 자생지 적응 성공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털복주머니란(Cypripedium guttatum)'의 인공증식 개체를 국내 자생지에 적응시키는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털복주머니란은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 숲이나 초지에서 자생하는 희귀 식물이다. 전체에 털이 있으며, 입술꽃잎이 복주머니처럼 생겨 이름 지어졌다. ‘털개불알꽃’, ‘조선요강꽃’, ‘애기작란화’ 라고도 불린다.
털복주머니란의 줄기는 약 30cm까지 자란다. 줄기 밑부분에는 2~3개의 잎싸개가 있고 긴 털이 많다. 꽃은 줄기 끝에 1개씩 피며 흰색 바탕에 붉은 보라색 반점이 있다. 입술꽃잎은 주머니처럼 생기고 안쪽에 털이 있다. 6~7월에 개화하며 8~9월에 열매 맺는다.
이 식물은 과거 설악산과 함백산 일대에 널리 분포했으나, 무분별한 개발과 불법 채취로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는 함백산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으로 지정되었는데, 이는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어 멸종위기에 처한 종을 뜻한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자생지에서 채취한 종자를 무균배양으로 증식시켜, 2023년과 2024년에 함백산 자생지에 단계적으로 이식하였다. 그 결과, 올해 봄 일부 개체에서 신초(새싹)를 확인했다.
털복주머니란은 발아 조건이 까다롭고, 생육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난초과 식물로, 이번 성과는 수년간의 배양, 순화, 생육 관리를 통해 이뤄낸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자생지 내 최적 생육환경을 조성하고, 추가 이식 및 대체 서식지 조성을 통해 털복주머니란의 안정적인 복원과 개체 수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