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희귀종인데…한국 광릉숲에서 딱 1마리 발견된 7.4cm '멸종위기' 생물 정체

2025-08-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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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길이 7.44㎝, 무게는 7.1g 달하는 이 생물의 정체는?

경기도 포천 광릉숲서 발견된 멸종위기 생물…2014년부터 12년 연속 확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경기도 포천시 광릉숲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장수하늘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 세계적으로 극히 드문 이 희귀 곤충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생존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지난 28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광릉숲에서 장수하늘소 수컷 개체 1마리를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발견된 개체는 몸길이가 7.44㎝, 무게는 7.1g으로 측정됐으며 건강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8일 광릉숲에서 발견된 장수하늘소 / 국립수목원 제공
지난 28일 광릉숲에서 발견된 장수하늘소 / 국립수목원 제공

특히 주목할 점은 광릉숲에서의 장수하늘소 발견이 2014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2년 동안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국내 장수하늘소 개체군이 광릉숲을 터전으로 삼아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된다.

장수하늘소는 천연기념물 제218호이면서 동시에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분류되는 보호종이다. 서식 환경의 훼손과 무분별한 채집 등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세계적으로도 발견이 어려운 귀중한 곤충으로 여겨진다.

동아시아 지역 딱정벌레류 가운데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장수하늘소는 수컷의 경우 66~110mm, 암컷은 60~90mm까지 자란다. 흑갈색에서 갈색을 띠는 몸체에 황색 잔털이 덮여 있으며, 특히 수컷은 발달된 큰 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느릅나무, 들메나무, 서어나무 등 수령이 오래된 활엽수 고목에 의존해 생활한다. 유충 시기에는 이런 나무 속에서 성장하고, 성충이 된 후에는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을 먹고 산다. 낮 시간대에는 비행 활동이 제한적이라는 특성도 갖고 있다.

과거 서울 북한산을 비롯해 강원도 춘천·양구, 경기도 일대 등 전국 여러 지역에 분포했던 장수하늘소는 현재 광릉숲에서 주로 관찰되고 있다. 대형 고목과 활엽수림의 감소, 기후변화로 인한 서식지 이동, 그리고 화려한 외관 때문에 발생한 과도한 포획이 개체수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립수목원은 국내 유일의 장수하늘소 인공 번식 및 복원 연구기관으로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확보한 수컷 개체는 인공사육 중인 암컷들과의 교배를 통해 유전적 다양성을 높인 뒤 다시 광릉숲으로 되돌려 보낼 예정이다. 또한 매년 자연 환경으로의 방사 사업도 병행하며 서식지 복원에 힘쓰고 있다.

광릉숲에서 발견된 장수하늘소 수컷 개체 / 국립수목원 제공
광릉숲에서 발견된 장수하늘소 수컷 개체 / 국립수목원 제공

장수하늘소는 법적으로도 엄격한 보호를 받고 있다. 1968년 곤충으로는 최초로 천연기념물에 등재됐으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국가 '위급(CR)' 보호종으로 관리된다. 허가 없는 포획, 채취, 사육, 거래, 표본 보유는 모두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위반 시 문화재보호법과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장수하늘소의 연속 발견은 단순한 개체 발견을 넘어 국내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등 장기적인 복원에 있어 큰 의미가 있다"며 "국립수목원은 광릉숲을 중심으로 서식지 보전과 복원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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