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터졌다... 휴가철에 '바가지' 쓰기 딱 좋은 이 생선회
2025-08-0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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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가격 모르고 먹으면 호구 되기 십상인 생선회 총정리
수산물 전문가이자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를 운영하는 김지민씨가 최근 올린 영상에서 ‘모르면 당하기 딱 좋은 생선회’를 지역별로 소개했다. 영상 제목은 ‘모르면 호구 됩니다... 휴가철 바가지 쓰기 딱 좋은 생선회 총정리’.
김씨는 영상 초반에 생선회 가격의 기준을 설명한다. 그는 “kg당 7만 원 이상이면 고가 횟감, 10만 원 이상이면 초고급 횟감”이라고 말했다. 원래 비싼 생선인 돌돔이나 다금바리는 예외다. 하지만 평소 3만~4만 원 하던 생선이 휴가철에만 갑자기 두 배, 세 배로 오르는 건 문제가 있다고 경고한다.
김 씨는 “우리 동네에서 4만 원 하던 생선이 관광지에서는 12만 원에 팔리는 경우도 있다”며 “성수기라고 해도 기준 가격을 알고 가야 바가지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이 생선 이름과 제철 여부, 어종 정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상인들이 가격을 부풀리기 쉬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가격 정보를 말해주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 김씨는 “시세를 말하지 말라”는 댓글을 소개하며 “가격을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건 정말 하늘과 땅 차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각 지역 시세가 다르더라도 기준 가격을 알려야 소비자가 현장에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동해안에서 바가지 확률이 높은 대표적인 어종은 전복치(괴도라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잘한 생선으로 분류되던 전복치는 최근 몇 년 사이 고급 횟감으로 급부상했다. 단맛이 강하고 살이 단단해 인기가 높아졌다. 특히 동해산 전복치는 여름 성수기인 7, 8월에 kg당 14만~15만 원에까지도 거래된다.
문제는 전복치와 외형이 비슷한 얼룩괴도라치(빨간전복치)다. 이 어종은 전복치와 전혀 다른 종이다. 예전에는 서비스로 한두 점 끼워주는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특수한 전복치', '새우 먹은 전복치'라는 식으로 포장돼 kg당 12만~14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씨는 “그냥 종이 달라서 빨간 것일 뿐”이라며 “맛도 전복치보다 약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걸 10만 원 넘게 파는 건 양심이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줄가자미 회를 먹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 줄가자미 제철은 겨울에서 초봄이다. 이 시기에는 뼈가 연하고 고소한 맛이 나 회로 즐기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여름에는 뼈가 단단해지고 기름기도 빠져 감칠맛이 떨어진다. 김씨는 “이 시기 줄가자미를 12만~16만 원에 파는 건 과하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언급된 어종은 까칠복이다. 까칠복은 복어류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함에도 상인들이 그냥 ‘복어’라고만 말하며 비싸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김씨는 “청복이라는 이름은 다른 어종”이라며 “까칠복은 저가형 복어”라고 밝혔다. 그는 “굳이 kg당 10만 원 넘게 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벌레문치도 도마에 오른 어종이다. 장치라는 이름으로 포항이나 주문진 등지에서 판매된다. 장치찜 이란 요리로 잘 알려져 있다. 심해에 사는 1m 안팎의 장어형 물고기다. 살아 있을 경우 회로도 쓰이지만 수분감이 많아 맛이 탁하다. 하지만 자연산이자 지역 특산물이라는 이유로 kg당 7만~8만 원에 팔리기도 한다. 김씨는 “찜으로는 좋지만 회로는 절대 그 가격의 맛이 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황어는 강과 바다를 오가는 어종이다. 봄철 산란기를 앞두고는 혼인색이 돌며 맛이 올라간다. 그러나 여름에는 비리고 맛이 없다. 김씨는 “강원도 지역 시장에서 ‘황농어’, ‘황숭어’ 등의 이름으로 다른 생선과 섞어 팔기도 한다”며 “대야에 담긴 생선 중 황어가 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킹크랩도 여름철 주의가 필요한 대표적인 고급 해산물이다. 특히 브라운 킹크랩은 살 수율이 낮아 가성비가 떨어질 수 있다. 대부분 러시아산이며, 동해항을 통해 들어와 전국으로 유통된다. 운송비가 적게 드는 동해 지역이 오히려 가장 비싸게 파는 상황이다. 김씨는 “관광지일수록 비싸게 받는다”며 “이럴 때는 차라리 동네 횟집에서 먹는 게 낫다”고 했다.
독도새우(꽃새우, 닭새우, 도화새우)도 가격이 치솟는다. 성수기에는 수요가 몰려 공급을 초과한다. 김씨는 “세 마리에 1만 원이면 괜찮고, 두 마리에 2만 원에서 3만 원이면 지나치다”며 “kg당 20만 원 이상이면 바가지”라고 경고했다.
참돔, 돌돔, 벵에돔 등도 여름철 동해안에서 유독 비싸게 팔린다. 평소보다 두세 배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경우도 있다. 김씨는 “kg당 7만 원 이상이면 비싸다”며 “동네보다 비싸면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해와 남해에서는 무점매가리에 주의해야 한다. 병어와 혼동될 수 있는 전갱이과의 이 어종은 병어도미, 활병어라는 이름으로 팔리기도 한다. 기름지고 살이 탱글탱글해 여름철에 먹기 좋지만 병어로 둔갑시켜 가격을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 김씨는 “평소 5만~6만 원 수준”이라며 “더 비싸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홍민어(점성어)와 남방민어(큰민어)도 문제다. 중국산 양식 어종인 큰민어가 민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 수산당국은 이를 구분하기 위해 남방목조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둘 다 질긴 힘줄이 있어 식감은 좋지만 고급 횟감이라 보기 어렵다. 김씨는 “평소에는 3만~4만 원 수준인데 성수기에 민어로 둔갑해 높은 가격에 팔린다”고 경고했다.
자연산 광어와 우럭은 여름이 제철이 아니다. 기름기가 거의 빠져 있고 살도 푸석하다. 그런데도 자연산이라는 이유로 kg당 6만~7만 원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그는 “2만5000원에서 3만5000원이 적정가”라고 설명했다.
강도다리는 여름에도 종종 회로 유통된다. 대부분은 양식인데, ‘도다리’로 판매되기도 한다. 살이 얇고 기름기도 부족한 개체가 많다. 김 씨는 “측면이 두껍고 살이 올라온 것은 괜찮지만 얇고 종이 같은 건 피하라”고 말했다. 동네에서는 kg당 3만 원 내외인데, 5만 원 이상이면 과하다고 설명했다.
어름돔도 조심해야 한다. 제주도와 서남해에서 유통되는데, 양식과 자연산이 혼재돼 있다. 참돔과 비슷하지만 맛은 약간 떨어진다. 김씨는 “노량진에서 kg당 7만 원에 샀다는 제보가 있었는데 너무 비싸게 산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주도에서 바가지 가격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어종은 다금바리(표준명 자바리)다. 제주도 방언으로 불리는 이 생선은 고급 횟감의 대명사다. 식당에서는 반찬을 포함해 20만 원이 넘는다.
문제는 대왕자바리라는 어종이다. 자바리와 대왕바리를 교잡한 이 혼종은 중국산 양식이 대부분이다. 외형은 다금바리와 비슷하지만 점 무늬나 패턴이 다르다. 김씨는 “대왕자바리를 다금바리처럼 판매하면서 가격도 같이 받는다”고 지적했다.
대왕자바리는 살이 단단하고 씹는 맛이 강하다. 하루 이틀 숙성하면 맛이 훨씬 좋아진다. 김 씨는 “kg당 6만~7만 원 수준”이라며 “이걸 10만 원 넘게 주고 먹을 이유는 없다. 동네에서 사 먹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