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먹는 경상도 '소울 푸드'라는데…이제는 MZ세대가 즐겨 찾는다는 '한국 음식'
2025-07-3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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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맛이 일품, 건강식으로 젊은 세대 주목
무더위가 시작되면 경상도 밥상에 빠지지 않는 국물이 있다.

바로 콩국이다. 콩국은 주로 삶은 콩을 식혀 곱게 갈아 물을 섞어 만든 고소한 국물로, 면을 말아 콩국수로 먹거나 국물만 마시기도 한다.
콩국의 가장 큰 매력은 고소하고 담백한 맛, 그리고 뛰어난 영양이다. 삶은 콩은 소화가 잘되고, 단백질이 풍부해 여름철 잃기 쉬운 체력을 보충하는 데 적합하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어르신들에게는 간편하면서도 속 편한 음식으로 오랜 세월 사랑받아 왔다.
경상도 일부 지역에서는 여름 아침에 시원한 콩국을 한 잔 마시거나, 간단히 국수 한 줌을 넣어 아침 식사로 대신하기도 한다. 요즘은 집에서 직접 콩을 불리고 삶아 갈아 만드는 대신, 시장이나 식품점에서 콩국용 베이스 제품을 사서 간편하게 즐기기도 한다.
◈ 설탕? 소금? 지역마다 다른 먹는 법
콩국은 먹는 방식도 지역과 개인에 따라 다양하다. 경상도와 일부 남부 지역에서는 콩국에 설탕을 넣어 단맛을 살려 마시는 경우가 흔하다. 고소한 국물에 살짝 단맛이 더해지면 더위에 지친 입맛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중부 지방이나 서울 지역에서는 소금을 약간 넣거나, 국수를 말아 먹을 때 오이채나 참깨, 김가루를 곁들인다. 즉, 콩국은 한 가지 방식이 아닌 지역별 입맛과 식문화에 따라 유연하게 즐겨지는 음식이다.
단맛과 짠맛 모두 허용되는 음식이기에,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먹다 보면 어느 쪽이든 입맛에 익숙해진다. 요즘은 카페나 건강식 전문점에서 ‘콩국 라떼’, ‘단맛 콩국’ 같은 퓨전 메뉴로도 재탄생하고 있다.
◈ 단순한 재료 속 깊은 정성
콩국을 만드는 과정은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콩을 전날 물에 불리고, 삶아 식히고, 곱게 갈아 체에 거르는 과정까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슬로푸드다.
과거 어르신들은 직접 만든 콩국을 큰 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한여름 내내 식사 전후로 한 잔씩 꺼내 마셨다. 때로는 간식처럼 마시기도 하고, 열이 많은 아이들에겐 차가운 콩국을 먹이며 몸을 식혀주기도 했다.
◈ 전통을 넘어 트렌드로…콩국, MZ세대를 사로잡다
한때는 어르신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콩국이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건강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소화에 부담 없고 단백질이 풍부한 데다, 무더위에도 속을 편하게 해주는 성질 덕분에 다이어트 식단, 클린푸드, 비건 식사로 재해석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대구, 경주 등 경상도 지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콩국을 파는 가게를 필수로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