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해보고 싶던 일”…소비쿠폰으로 커피 100잔 돌린 시민 사연
2025-07-3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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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인류애 충전됐다” 반응 쏟아져
찜통더위 속에서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소방관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자 한 시민이 정부가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전액을 활용해 커피 100잔을 돌린 사연이 전해졌다.

29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강원 춘천에 거주하는 유오균(33) 씨는 지난 26일 오전 9시부터 약 두 시간 동안 춘천소방서를 시작으로 효자119안전센터, 소양119안전센터, 신북119안전센터를 차례로 방문해 무더위 속에서 근무 중이던 소방대원들에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전달했다. 인근 파출소에도 커피를 나눴으며, 대룡119안전센터와 강촌119안전센터에는 각각 9잔, 8잔을 배달 앱을 통해 추가로 주문해 전했다. 총 전달된 커피는 100잔을 훌쩍 넘는다.
유 씨는 “퇴근길에 땀에 젖어 고생하는 소방관들을 보고 늘 고마웠다”며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되자 평소 마음에 품고 있던 '감사의 커피 돌리기'를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그러나 소비쿠폰 18만 원으로는 수십 명의 대원에게 커피를 돌리기에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고민 끝에 지인을 통해 춘천 요선동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소개받았고 사정과 취지를 들은 사장 A 씨는 18만 원에 맞춰 100잔 이상의 커피를 제공하기로 했다. A 씨는 당일 카페 영업시간까지 조정하며 선행에 힘을 보탰다.
소방서를 찾을 때 유 씨는 미리 차량에 커피를 실어두고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건넸다. 소방대원들은 처음엔 정중히 거절했지만 그의 진심 어린 설명에 결국 커피를 받았다. 각 소방서는 고마운 뜻으로 이름과 연락처를 묻기도 했지만 유 씨는 “작은 선행을 한 것뿐”이라며 끝내 고개를 저었다.
유 씨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민생지원금으로 당연히 먹고 사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이건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던 행동이었다”며 “항상 밤낮없이 더위와 추위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는 소방관분들에게 감사할 기회가 없었는데 여러 상황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커피를 돌리긴 했지만 가격을 맞춰주신 카페 사장님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언젠가 해보고 싶던 일을 민생쿠폰으로 실천했다는 말이 너무 멋졌다”, “받은 돈으로 내가 뭘 살지만 말고 이렇게 나누는 생각을 한 게 대단하다”, “소상공인도 돕고, 소방관도 챙기고… 진짜 ‘민생’ 회복이 이런 거구나”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카페 사장님까지 동참했다는 게 더 감동이다. 두 분 다 진짜 인류애 충전된다”고 했고 “이런 따뜻한 손길들 덕에 아직 세상은 굴러간다”, “나도 다음에는 근처 지구대나 소방서에 커피라도 돌려보고 싶다”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