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안 되는건데…” 한국에 이미 정착했다는 '해로운' 생명체

2025-07-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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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외모 속 숨겨진 생태계 위협자
열대 보석곤충의 무서운 생존 전략

“예쁜 외형에 속지 말자…우리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 외래 해충, 더 늦기 전에 조치가 필요”

한국에 정착한 적 없던 외래 곤충. / 유튜브 'TV생물도감'
한국에 정착한 적 없던 외래 곤충. / 유튜브 'TV생물도감'

한국에 정착한 적 없던 외래 곤충이 최초로 대량 서식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외래 곤충의 정체는 바로 동남아 지역 원산인 외래 해충 '사그라알통다리잎벌레(Sagra femorata)'다.

생물 전문 유튜버 TV생물도감(이하 생물도감)이 최근 게재한 '곧 뉴스에 나올겁니다! 결국 대한민국 습격한 열대 보석곤충ㄷㄷ 이거 괜찮을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에 따르면 사그라알통다리잎벌레는 국내 남해안 일대에서 처음으로 정착해 번식 중인 모습이 확인됐다.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안 되는건데..."라며 우려를 표한 생물도감은 해당 곤충의 실제 서식지로 추정되는 남해안 일대를 직접 조사해 다수 개체가 짝짓기와 산란 활동을 벌이고 있는 현장을 눈으로 확인했다.

짝짓기 중인 사그라알통다리잎벌레들. / 유튜브 'TV생물도감'
짝짓기 중인 사그라알통다리잎벌레들. / 유튜브 'TV생물도감'

사그라알통다리잎벌레는 특히 수컷의 뒷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굵고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다리가 두툼해 일명 ‘알통다리벌레’라고도 불리며, 광택이 도는 금속성의 화려한 색상으로 시각적 매력도 높다.

이 곤충은 단순한 희귀종이 아닌 법적 관리급 병해충이다. 유충이 칡 등 식물 줄기를 파먹는 식으로 성장해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고 고사시키기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일본, 대만 등지에서는 이미 악명 높은 해충으로 자리잡았고, 오사카 지역까지 확산된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 남해안 위도와 오사카의 위도가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서, 국내 정착은 시간 문제로 예상돼 왔다.

이번에 남해안 지역에서 다수 개체가 짝짓기 중인 모습, 줄기에 알을 산란하고 유충이 내부를 파먹은 흔적 등이 직접 확인되면서 이미 정착 초기 단계를 넘어 번식 단계로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그라알통다리잎벌레는 국내에 2007년, 2021년, 2022년 등 여러 차례 유입 사례가 있었지만 번식 또는 정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판단된다.

해충으로 분류되는 사그라알통다리잎벌레. / 유튜브 'TV생물도감'
해충으로 분류되는 사그라알통다리잎벌레. / 유튜브 'TV생물도감'

이 곤충은 현재 법적으로 관리급 병해충으로 지정돼 있으며, 사육·운반·판매·전시 등의 행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격히 금지된다. 생체 상태로 옮길 경우 생태계 교란 및 지역 확산 우려가 크기 때문에 생물학자들은 생체 이동을 절대 삼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생물도감’ 역시 이를 인지하였고, 촬영 중 채집한 곤충들은 모두 표본 상태로 처리해 교육 전시용으로만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간 촬영에서도 이 곤충은 활발한 활동성을 보이며 밤낮 구분 없이 짝짓기와 산란을 반복했다. 뒷다리 힘이 매우 강해 방어용 공격도 가능한 것으로 관찰됐으며, 비행 능력도 뛰어나 국지적 확산이 단시간 내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영상 속 곤충들은 주로 칡 줄기를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었지만, 환경에 따라 다른 식물로 숙주를 바꿀 가능성도 있어 생태계 피해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그라알통다리잎벌레는 겉보기엔 아름다운 외형을 지녔지만, 생태계 교란 가능성과 농업 피해 잠재력으로 인해 철저한 모니터링과 방제가 필요한 해충이다. 국립생물자원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유관기관도 시일 내에 본격적인 정밀 조사 및 방제를 추진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그라알통다리잎벌레는 주로 잎을 갉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유튜브 'TV생물도감'
사그라알통다리잎벌레는 주로 잎을 갉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유튜브 'TV생물도감'

해충과 익충은 인간의 생활, 경제, 농업, 자연 생태에 끼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구별된다. 해충은 인간에게 직·간접적으로 해가 되는 곤충을 말한다. 해충의 대표적인 예로는 모기, 파리, 바퀴벌레, 진딧물, 벼멸구, 메뚜기 등이 있다. 농작물, 저장 곡물, 산림 자원, 인간의 건강에 피해를 입히거나 불쾌감, 질병 등을 유발하면 해충이다.

해충과 익충의 구별은 완전 객관적이지 않으며, 인간의 시각, 필요에 달라질 수 있다. 동일한 곤충이라도 시기, 환경, 대상에 따라 해충이 되기도, 익충이 되기도 합니다

반면 익충은 인간이나 농업, 생태계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곤충을 의미한다. 해충을 잡아먹거나, 꽃가루를 옮기는 등 생태계 또는 농업 현장에서 유용한 곤충을 익충이라 한다. 꿀벌(수분 매개), 무당벌레(해충 포식), 나비(꽃가루 매개) 등이 그 예다.

익충도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특정 역할이나 시기, 환경에 따라 해충과 익충의 경계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잡아먹어 익충이지만,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면 해충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유튜브, TV생물도감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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