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들이 사용하는 조미료는...' 유명 셰프가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2025-07-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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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조미료로 시작된 5세대 조미료의 주 재료는 버섯과 다시마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요리의 화룡점정인 조미료. 한국 요리계의 대표 인물 중 한 명인 이원일 셰프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셰프이원일'을 통해 조미료의 진화 과정을 세대별로 상세히 분석한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셰프는 1세대부터 5세대까지 조미료의 변천사를 소개하며 각 세대별 특징과 브랜드들 간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이원일 셰프는 "1세대 2세대 조미료만 알면 조미료 공부는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된다"며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2세대 복합 조미료 시대에 등장한 합성 착향료와 인공 맛 성분들이 천연 조미료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3세대 조미료의 대표주자로는 대상의 '맛선생'을 꼽았다. 이 셰프는 "정혜영 씨가 2008년 광고 모델이었는데 지금까지 아직도 판매하고 있다"며 "3세대 조미료에서 살아남은 브랜드들이 거의 없는데 우리나라에서 살아남은 거의 유일한 브랜드가 맛선생"이라고 평가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3세대 조미료들은 ‘엄마의 마음으로 만든 맛선생의 자연재료 이야기’ ‘풍부한 자연 재료가 듬뿍’ ‘자연 담은 맛있는 재료’ ‘국내산 한우 사용’ 등의 카피를 통해 자연에서 온 조미료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좋은 재료가 많이 들어가 있는 만큼 가격이 기존 제품보다 5배에서 심지어 10배까지 비쌌다.

대상이 맛선생으로 시장을 선점하자 CJ는 이에 맞서 '산들애'를 출시했다. 이 셰프는 "대상이랑 CJ가 조미료 얘기만 했다 하면 심하게 싸운다"라면서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설명했다.

3세대 조미료의 특징 중 하나는 모두 가루 형태였다는 점이다. 맛선생, 산들애 등이 모두 가루 형태로 출시됐다. 선식을 파는 업체들도 새우가루, 버섯가루, 한우 육포가루 등을 블렌딩한 천연 조미료를 만들어 판매했다.

4세대로 넘어오면서 가루 형태에서 액상 형태로 변화가 일어났다. 이때 등장한 것이 샘표의 '연두'다. 이 셰프는 "간장 원톱인 샘표가 조미료 시장에서 ‘와~’ 하고 출발했던 게 바로 연두"라고 설명했다.

연두에 대해 이 셰프는 "제가 알고 있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한식 다이닝 레스토랑들의 거의 대부분에서 연두를 사용한다"며 "MSG, IMP, GMP가 뽑아져 정제된 형태로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MSG, IMP, GMP는 모두 감칠맛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조미료 성분이다. MSG는 글루탐산나트륨(Monosodium Glutamate)의 약자다. 자연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에 나트륨을 결합한 형태다. 이 성분은 김, 치즈, 토마토, 해산물 같은 식품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감칠맛을 정제한 것으로 음식의 풍미를 크게 높이는 데 사용된다. 특히 국물 요리나 라면 스프, 볶음 요리에 널리 쓰인다.

IMP는 이노신산이 나트륨(Disodium Inosinate)이다. 주로 고기나 생선의 감칠맛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성분은 단독으로는 효과가 약하지만 MSG와 함께 사용될 때 감칠맛이 훨씬 강해진다. IMP는 육류, 생선, 말린 버섯 등에 자연적으로 포함돼 있으며, 일반적으로 MSG보다 가격이 높기 때문에 주로 혼합 형태로 사용된다.

GMP는 구아닐산이 나트륨(Disodium Guanylate)이다. 버섯류와 다시마 등에서 발견되는 감칠맛 성분이다. GMP 또한 MSG와 혼합했을 때 감칠맛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다. IMP와 GMP는 각각 고기와 해산물 계열, 그리고 버섯·식물성 계열의 맛을 강화하는 성분으로, 둘 다 MSG와 함께 사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라면 스프, 육수, 조미소스, 인스턴트 식품 등에 자주 쓰인다.

이 세 성분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와 FAO(국제식량농업기구), 미국 FDA(식품의약국) 등 국제기구에서도 안전성을 인정받은 식품첨가물이다.

연두는 콩을 발효한 콩 발효액으로 만들어진다. 샘표가 간장을 만들던 기술을 활용해 감칠맛을 극강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콩을 천연적인 방법으로 발효한 뒤 천일염, 발효 주정, 국산 순야채, 양파, 무 등의 천연 추출물만을 넣어 만든 액상 천연 조미료다.

샘표가 연두로 조미료 시장에 뛰어들자 대상도 가만있을 수 없었다. 대상은 '요리에 한수'라는 브랜드를 출시했는데, 연두와 똑같이 자연 콩 발효액을 가지고 만든 제품이었다. 이때 대상은 당시 리즈 시절을 달리던 이원일 셰프를 모델로 기용했다.

CJ는 다른 전략을 택했다. 4세대 조미료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2세대로 돌아가 '다시다 치킨스톡'을 액상으로 출시했다. 이 셰프는 "CJ는 4세대를 포기하고 2세대로 다시 넘어가서 CJ 다시다 치킨스톡을 출시해버렸다"며 "생각보다 잘 먹혔다"고 평가했다.

5세대는 비건 시장의 등장과 함께 열렸다. CJ가 '비건 다시다'를 출시하면서 시작된 5세대 조미료는 버섯과 다시마 등을 주 재료로 한다. 이 셰프는 비건 다시다에 대해 "생각보다 되게 맛있다"며 "짭조름한 맛이 있어서 이것만으로도 간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건 다시다를 활용한 요리법도 소개했다. 껍질을 벗긴 들깻가루, 조랭이떡, 수제비, 칼국수 생면 등을 넣고 물 대신 두유를 사용하면 완전한 비건 메뉴가 완성된다고 했다. 추가로 표고버섯과 팽이버섯을 넣으면 더욱 맛있게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셰프는 "조미료를 공부하려면 어떤 성분이 들어가는지 알아야 하고 역사도 알아야 한다. 어떤 성분으로 맛을 내는지 알려면 2세대 정도까지 공부하면 된다. 그 다음엔 맛선생이랑 연두 정도만 알면 된다"고 정리했다.

이 셰프는 다음 영상에서는 이들 조미료를 활용한 실전 응용편을 다룰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이원일 셰프가 조미료 변천사를 설명하고 있다. / '셰프이원일'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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