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 삼키는 의외의 포식자…8월의 멸종위기종이라는 특이한 '생물' 정체

2025-07-3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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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생물

환경부가 2025년 8월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주인공을 발표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환경부는 8월 멸종위기종으로 '나팔고둥'을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해당 종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돼 있다.

이들은 아름다운 껍데기와 육질로 관상용 및 식용으로 무분별하게 남획이 이어지고 있어 문제다. 특히 '나팔고둥'은 껍데기 외형이 석회질 등으로 가려질 경우 다른 고둥과의 구분이 어려워 보호종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잡아서 판매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에 해당하는 '나팔고둥'은 허가없이 포획·채집·훼손 또는 죽일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나팔고둥의 모습.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나팔고둥의 모습.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나팔고둥'은 학술적 가치는 물론, 해양 생물자원의 체계적 보전을 위한 핵심 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나팔고둥'을 포함한 주요 연체동물류를 건조 표본 및 액침 표본 형태로 제작·보존하고 있으며 이를 일반 전시뿐 아니라 생물다양성 교육 및 연구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나팔고둥'은 외형이 뚜렷하고 대형 연체동물 중 하나로 분류돼 표본화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양생물 표본은 단순 전시 목적을 넘어 장기적으로 유전체 정보 수집, 종 분류 연구, 멸종위기종 회복 전략 수립 등 과학적 기초자료로 쓰인다.

나팔고둥의 모습.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나팔고둥의 모습.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나팔고둥'은 제주 해역과 남해 연안의 수심 20~200m 바위 지대에 서식하며 크기가 크고 단단한 껍데기를 지녔다. 성체 기준으로 껍데기 높이 약 22cm, 폭은 약 10cm에 이르며 국내에 분포하는 고둥류 중 가장 큰 종으로 알려져 있다.

외형상 '나팔고둥'은 황백색 껍데기에 적갈색 불규칙 무늬가 퍼져 있으며 껍데기에서 몸체가 나오는 부분인 입구 부분(각구)에 흑갈색 띠무늬와 돌출된 백색 돌기가 있는데 이는 타 고둥과 식별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나팔고둥의 모습.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나팔고둥의 모습.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특히 '나팔고둥'은 일반적인 고둥과 달리 불가사리를 먹는 포식자로서 주목받는다.

생태계 교란종으로 꼽히는 빨강불가사리를 주요 먹이로 삼으며 이는 해양 생물 다양성 유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불가사리는 갑각류, 어류, 연체동물 등을 닥치는 대로 먹는 해양 포식자로 '바다 사막화'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나팔고둥'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왕실이나 군대 행차 시 사용되던 관악기 ‘나각’에서 유래했다. 당시 나각 제작에 나팔고둥으로 만들 때가 많아 지금의 이름이 붙었다. 나각은 특유의 웅장한 소리로 뱃고동 소리를 연상시킨다.

유튜브,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나팔고둥'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대한 정보는 국립생태원 누리집 및 국립생물자원관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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