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에어컨 안 나올 때… 정비소 가지 말고 '이 버튼'부터 눌러보세요

2025-08-01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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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 버튼만 누르면 확인된다… 자동차 에어컨 고장 셀프 진단법

여름철 자동차 에어컨이 안 나오면 정비소 가기 전에 점검해야 할 게 있다. 10초면 확인 가능한 셀프 진단법이다.

자동차 에어컨 고장 셀프진단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 위키트리
자동차 에어컨 고장 셀프진단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 위키트리

여름철 차량 실내는 단시간에 뜨겁게 달아오른다. 외부 기온이 32도일 때, 차량 내부는 10초 만에 20도 이상 상승하고 1시간이 지나면 60도에 가까워진다. 햇빛을 받아 달궈진 운전석에 앉아 가장 먼저 작동하는 기능은 에어컨이다. 그런데 시동을 켰는데도 찬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면 불쾌함을 넘어서 고장을 의심하게 된다.

차량 에어컨이 갑자기 작동하지 않거나, 찬바람이 약하게 나오는 상황은 실제로 자주 발생한다. 작동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바람은 나오지만 시원하지 않거나 풍량이 현저히 약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막연하게 정비소를 찾기보다는 차량 내부에서 간단한 조작으로 현재 상태를 먼저 점검해볼 수 있다.

일부 차량에는 에어컨과 공조 시스템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 기능이 포함돼 있다. 별도의 장비 없이 공조기 조작만으로 작동되며, 시스템 상태를 숫자로 표시해주는 방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 오토 에어컨 장착 모델에서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시스템 이상 유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운전자가 정비소를 찾기 전에 상태를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작동 방법은 간단하다… 숫자로 나타나는 고장 코드

자동차 에어컨 고장 셀프진단 이해를 돕기 위해 OFF 버튼을 누르는 장면을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 위키트리
자동차 에어컨 고장 셀프진단 이해를 돕기 위해 OFF 버튼을 누르는 장면을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 위키트리

이 진단 기능은 수동 공조가 아닌 오토 에어컨 장착 차량에서 작동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공조기 조작부에서 ‘OFF’ 버튼을 꾹 누른 상태로, 다른 손으로 ‘MODE’ 버튼을 빠른 속도로 네 번 연속 누르면 된다. 일정한 간격으로 ‘따따따따’ 리듬처럼 입력하면, 디스플레이에 숫자가 표시되며 시스템 진단이 시작된다.

처음 표시되는 숫자가 ‘00’이면 시스템에 이상이 없는 상태다. 온도 센서, 액추에이터, 모터 등 공조 관련 주요 부품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다른 숫자가 표시된다면, 그 번호는 해당 부위의 이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1’이 표시되면 실내 온도 센서 관련 문제, ‘18’은 핀써모 센서 회로에 문제가 있거나, 센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 표시되는 코드다. 코드마다 지칭하는 부위가 다르며, 해당 차량의 매뉴얼을 통해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차량에 따라 모드 버튼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OFF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바람 방향 조절 버튼(좌우 또는 상하 중 하나)을 빠르게 반복 입력하면 동일하게 진단 모드로 진입한다. 차량 구조에 따라 조작 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 작동 원리는 같다. 이 기능은 단순 고장 여부뿐 아니라, 정비소에 차량을 맡기기 전에 시스템 이상 유무를 미리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표시된 숫자 코드가 어떤 부위를 뜻하는지는 차량별로 다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00’은 정상, ‘11’, ‘12’는 실내 온도 센서, ‘13’, ‘14’는 외기 온도 센서, ‘15’, ‘16’은 수온 센서, ‘17’, ‘18’은 핀써모 센서, ‘19’, ‘20’은 온도 조절 액추에이터, ‘21’, ‘22’는 모드 조정 장치 이상을 의미한다.

진단 기능은 전체 시스템의 세부 부품까지 확인하는 장비는 아니지만, 자주 고장 나는 센서나 구동계의 이상 여부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증상이 애매한 경우에는 더 유용하다. 예를 들어 에어컨을 켰을 때 찬바람이 나오지 않으면 대부분 냉매 부족을 의심하게 되지만, 컴프레서에 문제가 생겼거나 온도 조절 액추에이터가 고장 났을 수도 있다. 진단 코드를 확인하면 이런 부위를 좁혀갈 수 있다.

◆ 찬바람 안 나오면 냉매보다는 시스템 상태 먼저 확인해야

자동차 에어컨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장면을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 위키트리
자동차 에어컨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장면을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 위키트리

차량 에어컨에서 냉기가 느껴지지 않으면 대부분 냉매부터 충전하려는 경우가 많다. 물론 냉매 부족은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시간이 지나면서 연결 부위나 고무 실링에서 냉매가 조금씩 빠지면 냉각 성능이 떨어진다. 하지만 무작정 냉매만 보충하는 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에어컨 작동에 직접 관여하는 부품 중 하나는 컴프레서다. 이 부품이 고장 나면 냉매가 순환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냉매를 충전해도 차가운 바람이 나오지 않는다. 클러치 작동이 멈췄거나 내부 부품이 마모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콘덴서에 먼지가 쌓여 열 교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냉매는 있지만 실내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이 외에도 팽창 밸브 막힘, 센서 오작동 등 복합적인 원인이 많다. 바람은 나오는데 시원하지 않거나, 특정 바람 세기에서만 작동하는 경우에는 캐빈 필터 막힘이나 송풍기 모터 이상도 의심해야 한다. 이처럼 고장 증상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

숫자 코드가 표시되면, 시스템이 감지한 부위부터 점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온도 조절 액추에이터가 고장 나면 설정 온도와 실제 바람 온도가 달라지고, 모드 전환 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바람 방향이 제대로 바뀌지 않는다. 표시된 코드가 어떤 부품을 의미하는지는 차량 매뉴얼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정비소에서 추가 진단과 수리가 이뤄진다.

◆ 에어컨 진단 코드 예시

현대·기아차 오토 에어컨 장착 모델에서 자주 나타나는 대표 고장 코드 예시는 다음과 같다. 모든 차량에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참고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 00 : 정상

- 11~12 : 실내 온도 센서 이상

- 13~14 : 외기 온도 센서 이상

- 15~16 : 수온 센서 이상

- 17~18 : 핀써모 센서 이상

- 19~20 : 온도 조절 액추에이터 문제

- 21~22 : 모드 조정 감지기 이상

이 코드는 공조기 진단 기능을 통해 차량 내 표시창에 숫자 형태로 나타난다. 각 숫자가 가리키는 부위는 차량 매뉴얼을 기준으로 해석해야 하며, 모델에 따라 코드 체계가 다르거나 진단 기능 자체가 지원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진단 기능은 정비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고장 부위를 미리 확인하면 점검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여름철 운행 전 간단히 확인하는 용도로 충분하다.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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