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 3만원짜리인데…요즘 한국 강바닥에 바글바글하다는 '이 생명체' 정체
2025-07-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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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의 웅담'이라고 불릴만큼 간에 효과 좋다고 널리 알려진
한여름 물속에서 벌어진 풍경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18만 구독자 이상을 보유 중인 인기 낚시 유튜버 채니아빠 채널에는 최근 '1kg 3만원짜리가 바닥에 널려 있다~! 싹쓰리 해서 동네 잔치 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영상에서 채니아빠는 기록적인 폭염 속 시원한 물을 찾아 강가로 향했다. 채니아빠의 목표는 다름 아닌 '다슬기'였다. 초기 잠수 포인트는 흙탕물로 시야 확보가 어려웠지만, 상류로 이동해 맑은 물에서 본격적인 채집을 시작한다. 수온은 약 20~22도로 차가운 계곡물에 몸을 담그며 다슬기 수확에 나섰고, 뜻밖에 엄청난 양의 다슬기가 잡히는 풍년을 맞았다.
특히 씨알 좋은 다슬기가 바닥에 바글바글 깔려 있을 정도로 많아 이목을 사로잡았다. 채니아빠는 욕심 없이 다슬기를 적당히만 잡아 주변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영상 후반에는 마을 주민들이 된장, 배추를 넣어 직접 끓인 다슬기 해장국 등의 요리가 소개되기도 했다.

연체동물문 복족강에 속하는 민물고둥의 일종인 다슬기는 여름이 제철이다. 따라서 6~8월 다슬기의 맛과 영양이 모두 뛰어나다. 다슬기는 고단백‧저지방‧저칼로리 식품으로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 생물은 나선형의 삼각뿔 혹은 난형의 껍데기를 가지고 있으며, 껍질 색은 주로 황갈색 또는 흑갈색이다. 일반적인 크기는 약 2~3cm이며, 드물게 6cm에 달하는 대형 개체도 존재한다.
다슬기는 주로 유속이 빠르고 물이 맑은 하천 상류나 계곡 바위 틈에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야행성이며, 바위 표면에 붙은 조류를 먹으며 살아간다. 산란기는 보통 5월에서 7월 사이이며, 이 시기에 가장 활발하게 번식한다. 다슬기는 체내 수정 방식으로 번식하며, 외부 수정을 하지 않는다.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다슬기는 강원도에서는 '꼴팽이', 충청도에서는 '올갱이', 전라도에서는 '대사리', 경상도에서는 '고디'로 불리며, 각 지역의 향토음식과 문화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지역별 방언으로 불리는 다슬기는 예로부터 민물 식재료로 꾸준히 활용돼 왔다.
다슬기는 단백질, 칼슘, 칼륨, 철분, 아미노산, 타우린, 엽록소 등 다양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100g 기준 생다슬기의 열량은 81~85kcal이며, 삶았을 경우 약 117kcal로 조금 증가한다. 단백질은 약 16.9g, 탄수화물은 5.79.8g, 지방은 0.6g 정도 포함돼 있다. 이러한 성분 구성으로 인해 다슬기는 저지방‧고단백 식품으로 분류된다.

다슬기에 포함된 아미노산과 타우린은 간 기능을 회복시키고 숙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엽록소 성분은 눈의 충혈과 피로를 완화하는 효과를 가지며, 풍부한 칼슘은 골다공증 예방과 치아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또한 미네랄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개선과 해독 작용, 면역력 증진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효능 덕분에 다슬기는 민간에서 '민물의 웅담'이라고 불릴 만큼 건강식으로 인식돼 왔다.
다슬기를 날것으로 섭취할 경우 폐흡충 등 기생충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끓는 물에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또한 다슬기는 체질적으로 성질이 차가운 식품에 해당하므로 부추, 생강, 마늘 등 따뜻한 성질의 식재료와 함께 조리하거나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염주알다슬기'와 혼동해 채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해당 종은 포획이나 판매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으며, 생태계 보전을 위해 보호받고 있는 종이다.
다슬기가 전국 하천에서 흔하게 보인다고 해도, 무분별한 채집은 생태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다슬기 개체 수가 급감한 일부 지역에서는 채취 제한이나 보호구역 설정 등의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 보전을 위해서는 작은 개체는 방생하고, 1일 채취량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등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즐기면서도 자연을 보호하는 채취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