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울창했던 도심 속 나무들… 알고 보니 놀라운 '효과' 있다

2025-07-3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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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숲 면적 1위 강북구, 지표면 온도↓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심 속 뜨거운 햇빛을 막아줄 가로수 나무가 앙상한 모습을 띠고 있다.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서울 시내 곳곳에서 몸통만 남겨진 앙상한 나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매년 나무의 큰 줄기만 남긴 채 잘라내는 이유는 민원 때문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가 근처에서 나무가 간판을 가린다는 민원이 접수되거나, 낙엽이 많이 생긴다는 민원이 들어오면 가지를 자르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는 ▲직경 10㎝이상 가지 ▲줄기 직경 3분의 1 이상 가지 ▲줄기, 1차 가지, 2차 가지는 최대한 자르지 않는다 등의 3대 원칙을 적용해 가지치기를 한다.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 시행규칙에는 나무의 약한 가지들을 자르는 '약전정'을 위주로 실시하도록 돼 있지만, 구청별로 다를 수 있다.

이를 두고 과도한 가지치기라며 불만을 표하는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4일 서울시에 따르면 A 씨는 "가로수 나무를 몸통만 남기고 다 자르면 보기에 너무 흉측하다"며 "나무들도 피 흘리고 울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나요"라고 항의했다.

이어 "예전에는 몸통 가로수는 없었던 것 같은데 여름에 길거리를 걷다가 보면 나무 그늘이 없어서 땡볕을 걷다가 쓰러질 지경"이라며 "그늘막보다 나무 한 그루 더 심는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우리 시는 도심 내 가로수에 대해 무분별한 가지 생장을 억제하고 수종 고유 수형 유지를 위해 정기적인 가지치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고압 전선 아래 식재된 가로수의 경우 전선과 나뭇가지가 접촉할 경우 전기 단락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무 가지와 고압선 간 3m 이상 간격을 유지해야 하며 이로 인해 특정 높이에서 지속적인 가지치기가 불가피하다. 부득이하게 수형이 훼손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뉴스1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뉴스1

앞서 지난 11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랜드샛 위성 영상을 토대로 지난해 8월 29일 기준 서울시 자치구별 평균 지표 온도와 도시숲 지도를 분석한 결과, 강북구가 도시숲 면적 비율 62.3%로 1위를 차지했다. 지표면 평균 온도는 34.9도로 가장 낮았다.

실제 나무는 나뭇잎으로 그늘을 만들고 증산작용을 통해 열기를 줄인다. 나무와 관목이 어우러진 가로수와 공원 등 도시숲은 온도 변화에 둔감해 열기를 흡수하고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박찬열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장은 "도심의 열섬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자체별로 도시숲을 확대해 지표 온도를 낮춰야 한다"며 "유휴지를 활용해 교통섬과 가로수 등 작은 숲을 다수 조성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ome 이서희 기자 sh030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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