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이런 19금 드라마는 없었는데…오늘 드디어 첫방 시작하는 화제의 '한국 드라마'
2025-08-0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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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경계에 선 의사의 윤리적 딜레마?!
드디어 첫방을 시작하는 화제의 한국 드라마가 있다.

바로 MBC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에 대한 이야기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판정받은 '메리 킬즈 피플'은 1일 오후 10시 첫 방송을 시작한다. '죽음'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이 드라마는 조력 사망이라는 한국 사회의 금기 소재를 중심에 놓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선택과 갈등을 심리 스릴러로 풀어낸다.
캐나다 글로벌TV에서 방영된 동명의 시리즈가 원작이다. 당시 캐나다에서는 해당 드라마 방영 이후 실제 조력 사망 법안 논의가 급물살을 탔으며, 국내 리메이크도 제작 초기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MBC는 장르물에서 강세를 보여온 만큼 이번 작품 또한 기존 공영방송 드라마의 한계를 넘는 도전으로 주목된다.

'메리 킬즈 피플'은 죽음을 선택하는 환자들과, 이를 돕는 의사, 그리고 그들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존엄, 법과 윤리 사이의 충돌을 다룬다. 극 중 주인공 우소정(이보영)은 연명치료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의사로서의 윤리와 인간으로서의 연민 사이에서 조력 사망을 실행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스릴러적 갈등을 넘어,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진행 중인 '존엄사' 논의를 정면으로 건드린다. 특히 '죽음을 선택할 권리도 인간의 자기결정권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에게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고민을 유도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연명치료 중단은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의사가 직접 사망을 돕는 적극적 안락사 및 조력 죽음은 불법 상태다. 이러한 제도적 공백은 드라마 속 서사와 맞물리며 현실적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연기 시너지는 이 드라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이보영은 극 중에서 생명과 죽음의 경계 위에 선 의사 우소정을 연기하며 기존의 단정하고 도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이민기는 말기암 환자로 위장한 형사 반지훈 역을 맡아, 수사 대상과 감정적으로 얽혀가는 복잡한 내면을 드러낸다. 강기영은 우소정의 오랜 조력자이자 동료 의사 최대현을 맡아, 드라마 전반에 인간적인 숨결과 균형감을 불어넣는다. 세 인물은 조력 사망이라는 비밀스러운 공조와 갈등을 통해 극적인 밀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들의 상호작용은 각기 다른 가치관의 충돌로 이어진다.
주·조연을 막론하고 출연 배우들의 구성이 탄탄하다. 백현진, 권해효, 윤가이, 김태우, 유승목, 서영희 등 연기력을 검증받은 배우들이 곳곳에서 깊은 몰입감을 만든다. 특히 백현진은 냉혹한 사설조직 관계자로 등장해 잔인함과 집착을 동시에 구현하며 서스펜스를 끌어올린다. 권해효와 윤가이는 우소정의 조력자로 등장해 서사의 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김태우, 유승목, 서영희는 각기 다른 시점에서 사건의 물줄기를 좌우하며 시청자에게 이입과 경계심을 동시에 제공한다.
연출은 '모범택시'와 '크래시' 등에서 장르물에 강한 색채를 보여준 박준우 감독이 맡았고, 대본은 영화 '관능의 법칙', '나의 특별한 형제'를 쓴 이수아 작가가 집필했다. 이들은 심리극과 사회적 소재를 균형감 있게 엮어내며, 단순한 옳고 그름의 구도로 환원할 수 없는 인간의 내면을 밀도 높게 그린다. 삶과 죽음, 선과 악의 경계에서 망설이는 인물들을 세밀한 연출과 대사로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특히 사건 중심의 서스펜스 외에도, 인물 간 관계와 감정선에 심리적 긴장을 주입하며 장르물의 틀 안에서 드라마적 정서를 놓치지 않았다.

'메리 킬즈 피플'의 등장은 한국 사회가 이제 본격적으로 조력 사망이라는 금기 주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있음을 상징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 80% 이상이 조력 존엄사 도입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현실의 제도는 여전히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생명을 신성하게 여기는 유교적·종교적 문화와 함께, 노인 빈곤 문제, 사회적 안전망 부족, 장애인 인권 침해 우려 등 다양한 요소들이 얽히며 법제화는 지연되고 있다.
'메리 킬즈 피플'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조력 사망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외면해왔던 문제를 끄집어낸다. 정치와 제도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지점을, 드라마라는 매체가 먼저 탐색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중요한 실험이자 시도다. 시청자에게 감정적 공감과 지적 불편함을 동시에 안겨줄 '메리 킬즈 피플'은 이날 오후 10시 MBC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