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서만 시민 14명이 당했다... 전국 초비상 걸리게 한 동물
2025-08-0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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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선 총 22명 피해... 지자체·해수부도 대응에 분주

전국 해수욕장에 나타나는 해파리 때문에 각 지자체와 해양수산부에 비상이 걸렸다. 해파리 차단망 설치, 선박을 활용한 퇴치 작업, 실시간 감시 체계, 민관 합동 구제 활동 등 다양한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자연재해의 특성상 피해를 완전히 막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물놀이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해파리 차단망이 설치된다. 개장 한 달 만의 일이다. 해운대구는 오는 주 중 해운대 앞바다 1.25km 구간에 차단망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당초에는 민간 사업자가 차단망을 제작하면 어촌계가 어장 위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지만, 올해는 어촌계가 요구한 비용이 많아 협의가 결렬됐었다. 이로 인해 해운대구는 선박 4척을 투입해 해파리를 수거해왔지만, 이 기간에 해수욕객 15명이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서 절정기에 접어들며 해수욕객이 크게 늘어난 것도 우려를 키웠다. 해운대구는 어촌계와의 협상을 지속한 끝에 설치 합의를 끌어냈으며, 이미 그물 제작 작업에 들어갔다. 일반적으로 2주 이상 걸리는 작업 기간을 대폭 줄여 다음 주 중 설치를 마칠 예정이다. 차단망이 설치되더라도 기존 선박 4대에 더해 최성수기인 오는 2~3일에는 선박 2대를 추가 투입해 총 6대로 해파리 퇴치 작업을 이어간다. 해변에 떠내려온 해파리는 민간 수상구조대가 뜰채로 수거하며, 실시간 감시 체계와 응급 대응도 병행된다.
해운대의 사례는 전국 해안가에서 해파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해수부는 지난달 28일 오후 2시를 기해 해파리 대량 발생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네 단계로 나뉜다. 경계 단계는 해파리 출현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피해가 본격화하는 수준에 해당한다. 해수부는 이에 따라 중앙사고수습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매일 현장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수협, 어업인 단체, 지자체와 함께 민관 합동으로 해파리 구제 활동을 강화 중이며, 피해가 심각한 지자체에는 추가 예산도 지원할 예정이다.
제주 지역에서도 해파리 출현이 본격화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해파리 쏘임 사고와 관련한 119 신고가 총 22건 접수됐고, 이 중 19건이 지난달에 집중됐다. 지난달 26일에는 제주시 구좌읍 세화해변에서 20대 여성이 손가락을 쏘였다. 지난달 28에는 조천읍 해안가에서 20대 중국인 여성이 해파리에 쏘여 신고가 접수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주간 모니터링에 따르면 제주 해상에서는 약독성의 푸른우산관해파리가 고밀도로 출현하고 있다. 이 해파리의 출현율은 지난 5월 0.3%에서 지난달 들어 0.7%로 증가했다. 특히 김녕, 함덕, 금능 해수욕장 등에서 수백 마리의 푸른우산관해파리가 떠다니는 모습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 의해 목격됐고, SNS를 통해 확산됐다. “스티로폼 쓰레기인 줄 알았다”, “이렇게 많은 해파리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 해역에는 푸른우산관해파리 외에도 강독성의 노무라입깃해파리와 유령해파리도 일부 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푸른우산관해파리는 약독성이고 수산업에 직접 피해를 주지 않아 해파리 주의보 기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출현율이 높아질 경우 주의보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울산과 경북 동해 앞바다에도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대량 출현하고 있다. 해수부는 지난달 28일 울산과 경북 동해 연안에 노무라입깃해파리 예비주의보를 발령했다. 예비주의보는 1헥타르당 평균 10마리 이상 해파리가 출현할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현재 울산 동구와 북구 연안에서는 1헥타르당 평균 30마리 이상이 포착됐다.
올해는 저수온 현상으로 인해 해파리 출현 시기가 예년보다 2주가량 늦었지만, 지난달 24일 이후 외해에서 유입된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울산과 경북, 전남 연안을 중심으로 대량 발생 중이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강한 독성을 지닌 해파리로, 쏘임 사고뿐 아니라 어구 파손, 조업 손실, 어획물 상품성 저하 등 심각한 어업 피해를 유발한다.
울산 동구와 북구, 울주군은 해파리 특보가 상향될 경우 어선을 2대씩 투입해 구제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동구 일산해수욕장과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에는 해파리 유입 방지망이 설치돼 있으며, 각 지자체는 예찰과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해파리가 한꺼번에 몰려오면 인력으로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