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이 타는 게 유행? 청소년 자전거 사고 46% 늘었다
2025-08-0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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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청소년 가해 자전거 사고, 전년 대비 약 46.4% 증가
청소년이 가해자인 자전거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윤영희 의원(국민의힘, 비례)이 1일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청소년 가해 자전거 사고는 총 407건으로 2023년(278건) 대비 약 46.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한 부상자도 312명에서 454명으로 크게 늘었다.
학교 내에서 발생한 사고도 늘었다.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접수·보상 기준에 따르면 청소년 가해 사고는 2023년 6건에서 2024년 16건으로 증가했으며 피해자 수도 157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제동장치가 없는 경기용 ‘픽시 자전거’ 관련 사고도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1건씩 확인됐다. 픽시 자전거는 법적으로 ‘차’로 분류돼 인도 주행이 금지되지만 청소년들이 이 사실을 모른 채 인도에서 타거나 차도에서 위험하게 주행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윤 의원은 “픽시 자전거는 원래 경기용 자전거로 제동장치가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차’로 분류된다”며 “그러나 자전거처럼 판매되고 있고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이용하는 현실이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의 2024년 학생안전매뉴얼에는 픽시 자전거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며 교육 공백 문제를 짚었다.

학생들이 픽시 자전거에서 브레이크를 떼는 이유는 단순히 멋을 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원래 픽시는 경륜용 자전거로 브레이크가 없는 구조였고 이를 ‘진짜 픽시’로 여기는 문화가 또래 사이에 퍼지면서 그대로 따라 타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브레이크가 달린 자전거가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SNS상에서도 브레이크가 없는 자전거가 더 멋있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기술 과시, 스릴 추구, 자전거 메신저 문화에 대한 동경, 개성 표현, 비용 절감 등의 이유까지 더해지면서 브레이크를 떼는 문화가 일종의 유행처럼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픽시는 페달을 역방향으로 밟거나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는 ‘스키딩’ 동작으로 속도를 줄이는데 이 방식이 묘기처럼 여겨지며 학생들 사이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픽시 자전거를 둘러싼 우려 섞인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픽시를 타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다섯 번 넘게 넘어졌고 마지막 사고에선 손가락 골절과 성장판 손상까지 입었다”며 “병원에서 ‘성장판 손상입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숨이 멎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부모들은 “체격에 맞지 않는 프레임을 무리하게 타려 한다”라거나 “브레이크를 고의로 제거하고 스릴을 즐기려 한다”며 걱정을 토로했고 “그냥 자전거인 줄 알고 샀는데 브레이크 없는 모델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는 후기도 이어진다.
가격대가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에 이르는데도 유행처럼 번지다 보니 자녀가 기죽지 않게 하려는 마음에 구매를 고민하게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보행자나 운전자 입장에서도 “픽시 무리가 지나갈 때마다 아찔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픽시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유행이지만 속도와 자유만큼 기본적인 안전 점검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체형에 맞는 자전거인지, 위험한 방식으로 타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