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장관, 논의 중 불리해지면 '관세 25%' 외치며 자리 박차려 했다”

2025-08-01 21:29

add remove print link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통상협상 소감

미국과의 통상협상을 마치고 귀국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협상 결과에 대해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쌀 시장 개방과 관련해선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으며 앞으로 진행될 미국과의 세부 협상에 대해서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한미 관세협상 관련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 부총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 뉴스1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한미 관세협상 관련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 부총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 뉴스1

구 부총리는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1주일은 전쟁과도 같은 협상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대통령실과 유관 부처 간 수시로 전략을 공유하며 협상에 임할 수 있었고,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타결된 국가들 가운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과제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구 부총리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 않느냐"며 구체적인 전략 수립을 통해 미국과의 후속 협상에서 소극적인 태도가 아닌,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접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에 대해서는 1500억 달러는 조선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할 예정이고, 나머지 2000억 달러는 안보 전략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그는 "미국은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에 강점이 있고, 한국은 제조업에 강점이 있다"며 AI 기반 디지털 제조 혁신을 통해 한국 산업이 세계 1등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분기별 점검을 시사한 것에 대해선 공장 설립과 물류 등 미국 내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의 주체는 한국이지만, 전략적 협력과 계획 수립을 잘하면 결과적으로 한국 경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 전 대화를 하고 있다. / 기재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 전 대화를 하고 있다. / 기재부

같은 날 귀국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협상 당시 미국 측 분위기를 전했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논의 도중 불리한 상황이 되면 '관세 25%'를 언급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제스처까지 보였다"고 전하며 협상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묘사했다.

자동차와 철강 분야 관세 인상에 대해서는 "최악의 상황은 막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상된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기업 경쟁력 제고와 원가 절감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미국이 수익의 90%를 가져간다'는 발언에 대해선 "재투자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펀드 구체화 과정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조선업 부활을 목표로 하는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와 관련해선 한국이 현지 조선소 투자와 노동인력 양성 등을 포함한 종합적 계획을 제시했으며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 통상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보다 더 복잡해진 환경 속에서 비관세 장벽 등의 압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협상을 계기로 제도적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산물 검역 완화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협의된 바 없으며 현재 8단계 검역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구체적 논의가 생기면 미국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