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 미쳤다... 미국에 이어 영국서도 1위 기록한 한국 노래
2025-08-0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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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아티스트 영국 오피셜 차트 1위 기록
K팝 글로벌 영향력 가상 캐릭터까지 확장

케이팝이 다시 기염을 토하고 있다. 돌풍급 인기를 누리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골든(GOLDEN)'이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1위에 올랐다.
1일(현지시각) 공개된 최신 차트에 따르면 '골든'은 전주보다 3계단 순위를 끌어올리며 발매 6주 차에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이는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13년 만에 K팝 아티스트가 영국 오피셜 차트 1위를 기록한 역사적인 성과다.
오피셜 차트 측은 이날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장악했다! 헌트릭스의 '골든'이 13년 만의 K팝 오피셜 차트 1위가 됐다>는 제목의 순위 소개 기사를 통해 곡의 인기를 상세히 설명했다. 오피셜 차트 측은 "헌트릭스의 '골든'이 13년 만의 K팝 1위가 되면서 하나의 '현상'이 된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이번 주 오피셜 차트를 장악했다"며 "K팝 아티스트가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 정상을 밟은 가장 최근 사례는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영국에서 K팝 최초 1위 역사를 기록한 201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했다.
영국 오피셜 차트는 미국 빌보드 차트와 함께 세계 양대 차트로 꼽힌다. 애니메이션 OST가 이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엔칸토'에 삽입된 '위 돈트 토크 어바웃 브루노(We Don't Talk About Bruno)' 이후 3년 만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가 악령을 물리치고 노래로 세상을 보호한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다. 미국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작품이다. 지난 6월 21일과 22일 사이 전 세계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며 26개국에서 정상을 기록하고 93개국에서 톱 10에 진입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독일에서 특히 강한 시청률을 보였다.
6월 20일 공개 이후 2억 2000만 시간이 넘는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시청된 애니메이션 영화가 됐다. 이는 이전에 최고 기록을 보유했던 아담 샌들러의 애니메이션 코미디 '레오'를 넘어선 수치다.
'골든'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가상 K팝 걸그룹 헌트릭스의 곡이다.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 작곡가 이재(EJAE), 한국계 미국인 가수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불렀다. 유명 K팝 기획사 더블랙레이블의 테디와 24 등이 작곡에 참여했다. '영원히 깨질 수 없는' 같은 한국어 가사가 일부 담겼다.
이 노래는 스포티파이 글로벌 데일리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귀에 맴도는 친숙한 멜로디와 시원시원한 고음이 음악 팬들의 호평을 받으며 올여름 성수기 최고 히트곡으로 일찌감치 자리했다.
지난 6월 말쯤 93위로 처음 '톱 100'에 진입한 이 곡은 영화 흥행과 함께 31위, 20위, 9위, 4위 등으로 가파르게 순위 상승을 이뤄내며 1위 고지를 밟는 데 성공했다.
'골든'의 전 세계적 성공은 빌보드 차트에서도 확인됐다. '골든'은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 익스클루딩 US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는 23위에서 6위로 급상승하며 톱 10에 진입했다. 이는 국내 대표 음원 사이트인 멜론 '톱 100' 차트 1위와 함께 전 세계적인 인기를 입증하는 성과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운드트랙은 현재 빌보드 핫 100에 총 7곡이 차트인했으며, 이 중 5곡이 신규 진입작이다. 사운드트랙 앨범은 빌보드 200 앨범 차트에서 최고 2위까지 오르며 2025년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사운드트랙이 됐다.
마틴 탤벗 오피셜 차트 CEO(최고 경영자)는 "2012년 10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영국에서 최초 1위 K팝이 된 지 13년이 흘렀다"며 "이번 주는 전 세계를 지배하는(globally dominating) 한국 장르의 또 다른 획기적 순간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는 '골든' 외에도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 속 가상 보이밴드 사자 보이즈(Saja Boys)의 '유어 아이돌(Your Idol)'이 10위, '소다 팝(Soda Pop)'이 11위를 차지했으며, '테이크다운(TAKEDOWN)'이 63위에 자리했다. 특히 '유어 아이돌'은 미국 스포티파이 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는 등 글로벌 히트를 기록했다.
영화의 성공은 음악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골든'을 각종 시상식 출품작으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가상 K팝 그룹의 곡이 실제 음악 시상식에서 인정받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실제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블랙핑크의 신곡 '뛰어(JUMP)'는 전주보다 5계단 하락한 36위, 멤버 로제의 '아파트(APT.)'는 4계단 내려간 44위에 자리했다. 트와이스의 '스트래티지(STRATEGY)'는 이번 주 차트에 85위로 재진입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은 케이팝의 글로벌 영향력이 실제 아티스트를 넘어 가상의 캐릭터까지 확장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 속 가상 그룹들이 실제 음악 차트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며 K팝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