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강남스타일' 이후 13년 만의 기록…'이것' 때문에 한국 관광이 폭발했다

2025-08-0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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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 사상 최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관광업계의 오랜 목표였던 ‘연간 2000만 관광객’ 달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소비액 역시 증가세를 보이며 관광수지 적자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 전문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 뉴스1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 전문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 뉴스1

한국관광공사가 1일 발표한 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88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다 방한 연도였던 2019년 같은 기간보다도 4.6% 높은 수치다. 중국과 일본 등 주요 방문국의 회복과 함께 대만, 미주, 유럽 등지에서 30~50%에 이르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결과다.

관광시장 회복 흐름에 따라 주요 지표들도 개선됐다. 외국인 관광소비액은 4조 44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9.5% 늘었고, 관광사업체 수는 11.5% 증가했다. 특히 여행 수요가 집중되는 9~10월과 11월 APEC 정상회의 등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

관광업계는 연초의 계엄 사태, 고물가 같은 변수에도 방한 관광객 수가 꾸준히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개별여행(FIT), 단체 관광, MICE(회의·포상·컨벤션·전시) 등 다양한 형태의 수요가 골고루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강원도, 경상도 등을 중심으로 숙박과 교통 예약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 넷플리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 넷플리스

방한 관광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K-콘텐츠의 글로벌 파급력이다. 최근 전 세계 넷플릭스에서 돌풍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골든'(GOLDEN)이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1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는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해당 차트 1위를 차지한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한국 문화 콘텐츠가 방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가 발표한 최신 트렌드에서도 서울은 세계 9위 여행 목적지에 올랐다. 전 세계 800만 개 이상의 여행지를 분석한 순위에서 한국이 상위권에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다.

경쟁국들의 부진도 한국 관광 상승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일본은 관광객 과잉에 따른 규제로 관광세를 도입했고, 대재앙설 여파로 관광 수입 감소 우려가 제기됐다. 노무라 종합연구소는 일본의 연간 관광 수입이 5조 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이 제한된 대만,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태국 역시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관광업계는 단기적인 상승세를 넘어 ‘3000만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역 기반의 관광 인프라 강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의 70~80%가 서울과 경기 지역에 몰려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영남·호남·충청 등 비수도권 지역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관계자들은 “수도권의 관광 수용 한계가 뚜렷한 만큼, 지역 관광객 수를 지금보다 최소 2~3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며 “교통, 안내, 콘텐츠를 포함한 전방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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