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토트넘과 '전격 결별'…기자회견서 울컥하며 털어놓은 말
2025-08-0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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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전 기자회견서 토트넘과 작별 발표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와의 결별을 공식 발표했다.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그는 굳은 표정과 울먹이는 목소리로 자신의 선택을 전했다.

베스트일레븐 등 보도에 따르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TWO IFC 더 포럼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전 기자회견에서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은 이례적으로 자신의 이적 사실을 먼저 꺼냈다. 이날 기자회견은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친선전을 앞두고 마련된 자리였으며, 토트넘의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손흥민이 참석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또 한 번 좋은 자리에 초대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선수들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도 좋은 경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한 뒤, 짧은 침묵 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말씀드릴 게 있는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기자회견하기 전에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 내일 즐거운 경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차분한 어조였지만 그의 얼굴에는 감정을 억누르려는 흔적이 역력했다. 언제나 밝은 미소와 긍정적인 에너지로 팀 분위기를 이끌던 손흥민에게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는 “축구를 하면서 제일 어려운 결정 중 하나”라며, 그간 이적을 두고 치열한 고민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이어 “유로파리그 우승을 하면서 이룰 수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다했다고 생각한 게 가장 컸다. 나 자신에게 조금 더 다른 환경 속에서 축구를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내 안에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토트넘 측도 손흥민의 결정을 존중했다고 그는 전했다. “팀에서 많이 결정을 도와주고 제 선택을 존중해 주어 감사하다. 가장 좋아했고 축구선수로서도 사람으로서도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이라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은 눈에 띄게 수척한 모습이었다. 그는 10년간 몸담은 팀을 떠나는 복합적인 심정을 이렇게 정리했다.
“영어도 잘 못하던 소년이었는데, 지금은 토트넘에서 10년 넘게 활약하며 남자가 되어 떠날 수 있어 기쁘다. 인생에 중요한 시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지금이다. 이 시기에 좋은 작별(굿바이)을 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이적 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소속 LA FC가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된다. 그는 “어디로 떠날지 말씀드릴 것은 아니다. 내일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거취는 결정이 나면 얘기해 드릴 수 있으면 한다”며 “행복하게 축구할 수 있는 곳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밝혔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월드컵이 가장 중요하다. 나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팀 내 일부 동료에게는 이적 사실을 미리 공유했다고 한다. 손흥민은 “오랫동안 같이 활동한 소수 인원에게만 이 사실을 전달했다. 그 선수들은 실망했지만 존중해 주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이날 유망주 양민혁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보고만 있어도 뿌듯하다. 어린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하고 자기 자리를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부담 갖지 말고, 다른 거 생각하지 말고 민혁 선수의 성장만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이적은 단순한 팀 이동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세계 최고 무대 중 하나였던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그중에서도 손흥민의 이름과 동의어로 통했던 토트넘과의 이별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0년간 380경기 이상에 출전해 150골 이상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특히 아시아 선수로는 유례없는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며 프리미어리그의 상징적인 인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제 그는 새로운 무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의 다음 행보가 어떤 팀에서, 어떤 무대에서 이어질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늘의 결별이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손흥민이 선택한 이 굿바이, 그 의미 있는 결단에 국내외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