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손흥민, 눈물 쏟으며 토트넘과 10년 작별… 상암도 함께 울었다
2025-08-0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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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여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한 손흥민
손흥민(33)이 10년을 몸담은 토트넘 홋스퍼와 작별했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는 손흥민의 토트넘 고별전으로 치러졌다. 6만여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20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65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환송의 무대를 장식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흰색 유니폼으로 가득 찼다. 토트넘의 상징색인 흰색과 뉴캐슬의 유니폼 바탕색까지 더해지면서, 손흥민의 마지막 여정을 응원하는 상징처럼 경기장을 덮었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쏟아졌고, 첫 골을 넣은 브레넌 존슨은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재현하며 헌정했다.
전반 28분 손흥민에게 연결된 패스가 아쉽게 빗나갔고, 36분에는 슈팅이 수비에 막히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팀 동료들은 그에게 마지막 골 기회를 만들어주려는 듯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고, 손흥민도 페널티지역 근처에서 슈팅 기회를 엿보며 경기에 집중했다.
후반 20분 손흥민은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작별을 알렸고, 손흥민은 국가대표 후배 양민혁을 포함한 동료들과 포옹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토트넘 선수단은 물론 뉴캐슬 선수들도 2열로 도열해 그의 등을 두드렸다. 벤치에 앉은 손흥민은 끝내 눈물을 흘렸고,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날 경기는 단순한 친선경기를 넘어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시절을 마무리하는 상징적 무대였다.
그는 전날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선언했으며, 현재로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FC(LAFC)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EPL이나 유럽 주요 리그 복귀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10시즌 동안 공식전 454경기에 출전해 EPL 127골, 유럽대항전 27골, 컵대회 19골을 기록했다. 도움은 101개에 달했다.
EPL 2021-2022시즌에는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5월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무관’이라는 오명을 벗었다.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 순위에서도 해리 케인, 지미 그리브스, 보비 스미스, 마틴 치버스에 이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시축은 배우 박서준이 맡았고, 손흥민과의 친분을 드러낸 그는 “긴 여정 동안 감사했고, 행복했다”고 짧게 전했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 후배 이강인도 경기장을 찾아 마지막 경기를 함께 지켜봤다.
한때 ‘아시아인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편견을 정설처럼 받아들이던 유럽 축구계에서 손흥민은 그 한계를 완전히 무너뜨린 존재였다.
인종적 장벽, 문화적 차이, 경기력 격차를 개인의 노력과 재능으로 돌파한 그는 아시아 축구사에 길이 남을 족적을 남기고 무대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