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없었는데 대히트…시청률 40% 육박한 '한국 드라마', 넷플릭스 드디어 입성

2025-08-0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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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8월 공개 리스트에 이름 올린 레전드 작품

스타 파워 하나 없이 시작됐지만, 따뜻한 이야기와 탄탄한 연기만으로 전국민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던 레전드 작품이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시청자들 곁으로 돌아온다.

'은실이' 첫 화 속 한 장면. / 유튜브 'SBS 옛날 드라마 - 빽드'
'은실이' 첫 화 속 한 장면. / 유튜브 'SBS 옛날 드라마 - 빽드'

그 작품 정체는 바로 SBS 드라마 ‘은실이’다.

최근 넷플릭스 발표에 따르면 '은실이'는 오는 25일 넷플릭스에 전 회차 업로드된다. 1998년 11월부터 1999년 7월까지 방영됐던 이 작품은 방영 당시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랐고, 25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회자되는 명작이다.

'은실이'는 이금림 작가와 성준기 PD가 손잡은 작품으로, 1960년대 가난한 시대를 배경으로 가족, 이웃, 그리고 성장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주인공 장은실은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배다른 언니와 가정부에게 구박받으며 자라지만, 끝내 삶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인물로, 당시 IMF 여파로 지친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달한 상징적인 존재였다.

이 드라마는 처음 50부작으로 기획됐지만, 시청률이 꾸준히 오르며 70회로 연장됐다. 1999년 3월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30%를 안정적으로 넘긴 데 이어, 종영 무렵엔 거의 40%에 도달하며 SBS 월화극 역사상 보기 드문 장기 흥행작으로 기록됐다. 단지 숫자만이 아니라, 한국 드라마사에서 따뜻한 정서와 사람 냄새 나는 현실 묘사의 표본으로 평가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명드 '은실이'. 배우 전혜진. / SBS 제공
명드 '은실이'. 배우 전혜진. / SBS 제공

출연진 면면을 살펴보면, 톱스타는 없었지만 실력파 배우진이 총집합한 연기력 집합소였다. 주인공 전혜진은 장은실 역을 맡아 어린 시절부터 성인기까지 성장 서사를 섬세하게 연기했고, 김원희는 친모인 양길례 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경영, 원미경, 강혜정, 권해효 등 당시 드라마·영화·연극계를 넘나들던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포진했으며, 지금은 명품 조연으로 꼽히는 성동일과 정웅인이 무명 시절 개성 강한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성동일은 빨간 양말을 신은 건달 ‘양정팔’ 역을 통해 무명의 그늘에서 벗어났고, 정웅인은 황춘식 역으로 이후 조연의 교과서 같은 존재가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밖에도 김창완, 임현식, 반효정, 전원주, 장항선, 김영철, 김주혁(특별출연)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드라마 전편을 하드캐리했다.

'은실이' 명품 조연 중 한 명인 권해효. / 유튜브 'SBS 옛날 드라마 - 빽드'
'은실이' 명품 조연 중 한 명인 권해효. / 유튜브 'SBS 옛날 드라마 - 빽드'

스타에 기대지 않고도 대성공을 이뤘다는 점에서 ‘은실이’는 드라마 제작사와 방송계에 여러 가능성을 열어줬다. 감정을 자극하는 막장 설정이나 과한 자극 없이,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과 화해, 이웃과의 정, 그리고 당시 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다. 드라마는 말초적 자극 없이도 얼마나 큰 울림을 줄 수 있는지 증명해 보였다.

이런 '은실이'가 이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대 시청자와 다시 만난다. 공개 시점은 이번 달 말로 예정되어 있다. 넷플릭스 8월 정식 공개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눈길을 끈 상태다. 이는 단순한 아카이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과거 명작이 OTT 플랫폼에서 다시 조명된다는 건, 새로운 세대에게는 한국 드라마의 뿌리를 체험할 기회이고, 기성세대에겐 추억의 재방문이다.

'은실이'는 단순한 시대극이 아니다. 극중 배경은 1960년대이지만 그 속에 담긴 생존과 가족, 공동체의 이야기는 세대를 넘어 통하는 보편적 정서를 품고 있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8~1999년 시청자들에게 치유와 위로를 건넸던 이 드라마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감동을 품고 있다. 한 시대를 대표한 '은실이'는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무대를 통해 다시 한 번 대중과 만난다.

유튜브, SBS 옛날 드라마 - 빽드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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