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투수가 황당한 이유로 '시즌아웃급 부상'... 날벼락 맞은 구단
2025-08-0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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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에게 특히 치명적인 부상... 1년 이상 재활 불가피할수도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 안우진(25)이 황당한 이유로 부상을 당해 복귀 일정이 꼬였다. 군 복무 중인 그는 소집해제를 앞두고 2군 훈련에 참여했다가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어깨 부상은 투수에게 치명적이라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키움 관계자는 5일 “안우진이 최근 2군 훈련 중 어깨를 다쳐 두 차례 정밀 검진을 받았고, 5일 3차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라며 “정확한 부상 정도와 경위, 치료 계획은 검진 결과를 종합해 발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구단은 부상 상태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여러 차례 검진을 진행하는 점을 보면 가벼운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상 부위가 어깨라는 점에서 우려가 더 크다. 투수에게 어깨 부상은 연골이나 인대 손상으로 이어질 경우 선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작은 부상이라도 수술이 필요하면 1년 이상의 긴 재활 과정이 불가피하다.
안우진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이며, 다음 달 소집해제가 예정돼 있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 시즌 막판 1군 무대에 복귀해 내년 시즌을 대비할 수 있었지만, 이번 부상으로 잔여 경기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심지어 부상 정도에 따라 2026년 초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도 어려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안우진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투수다. 2022년 30경기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2023년 9승 7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한 바 있다. 2023년 시즌 후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입대한 그는 군 복무 중에도 꾸준히 몸을 만들어 복귀를 준비해왔다.
부상 경위는 더 충격적이다. 안우진은 지난 2일 경기도 고양 야구장에서 열린 2군 청백전에 등판해 1이닝을 던졌다. 당시 코치진은 훈련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경기에서 패한 팀 선수들에게 펑고 훈련을 벌칙으로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우진이 속한 팀이 패했고, 그는 동료들과 함께 펑고 훈련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넘어지며 어깨를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펑고 훈련은 주로 내야수들이 타구 방향 판단, 순발력, 수비 범위를 기르기 위해 받는 수비 훈련이다. 코치가 펑고 배트로 강습 타구를 날리면 야수들이 빠르게 대응해 공을 처리한다. 투수가 이런 훈련에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구단의 핵심 에이스이자 몸 관리가 중요한 선수가 벌칙 훈련 중 다쳤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매체에 따르면 안우진은 청백전에서 약 20구를 던진 뒤 펑고 훈련에 합류했다. 그는 평소처럼 투구 훈련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치진의 결정으로 수비 훈련에 참여하게 됐다. 이례적인 훈련 방식에 대해 구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 분위기를 위한 코치진의 선택이었다고 이해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에이스 투수를 위험에 노출했다고 비판하는 쪽도 있다.
안우진의 부상은 키움뿐 아니라 KBO리그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는 2022년 리그 최고 투수로 평가받으며 최다 탈삼진(224개)과 최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2023년에도 부상 전까지 리그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그의 복귀는 키움의 전력 강화뿐 아니라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터라 이번 부상 소식은 아쉬움을 더한다. 구단은 3차 검진 결과를 기다리며 안우진의 회복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