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 뚫고 나왔다…의외로 먼저 안 문다는 ‘위험동물’ 정체

2025-08-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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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이상인 468건(58.7%)이 6~9월 사이 집중

여름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주택가 하수구와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위험동물’인 뱀이 출몰하는 사례가 잇따르며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충북과 전남 등 전국 각지에서 유사한 신고가 접수되면서 생활권 내 뱀 출몰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되고 있다.

하수구. 자료 사진 / 연합뉴스TV 제공
하수구. 자료 사진 / 연합뉴스TV 제공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6시 36분쯤 전남 여수시 안산동의 한 주택 하수구에서 뱀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대원은 현장에서 뱀을 안전하게 포획해 조치를 완료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국은 뱀이 발견될 경우 절대 가까이 가지 말고, 안전한 거리를 유지한 채 즉시 119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소방 관계자는 “뱀을 발견했을 땐 놀라더라도 침착하게 신고하고, 가까이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뱀이 주택가에 출몰하는 사례는 여수뿐만이 아니다. 최근 충청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충북 지역에서도 최근 뱀 관련 출동이 급증하고 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뱀 관련 출동 건수는 총 797건으로, 그중 절반 이상인 468건(58.7%)이 6~9월 사이에 집중됐다. 올해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6월 한 달간만 96건이 접수됐다. 2022년 348건이었던 관련 출동은 2023년 691건, 지난해에도 797건 출몰하는 등 해마다 100건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주택가 출몰한 뱀.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중랑소방서 제공, 뉴스1
주택가 출몰한 뱀.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중랑소방서 제공, 뉴스1

출몰 지역도 다양하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어린이집 울타리에서는 지난 6월 18일 뱀이 발견돼 원생들과 교직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소방당국은 출동해 뱀을 포획하고, 외부 활동을 일시 중단했던 어린이집은 조치가 완료된 뒤 일정을 재개했다.

비슷한 시기, 청주시 방서지구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서도 조형물 주변에 뱀이 출몰했다. 주민 커뮤니티에는 해당 상황을 알리는 글과 사진이 공유됐고, 이후 단지 내 관리사무소는 뱀이 자주 나타나는 곳 3곳에 ‘뱀 출몰 주의 안내판’을 설치했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조경을 위해 쌓은 돌무더기 인근에서 뱀이 출몰하는 일이 종종 있다”며 “직원이 직접 포획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옥천군 전원주택 마당, 청주시 남이면의 화단 등 생활공간 곳곳에서도 유사한 신고가 계속되고 있다. 뱀이 더는 야산이나 논밭에서만 나타나는 존재가 아니라는 현실이 점차 뚜렷해지는 상황이다.

광주시 주택가 '뱀' 출몰 자료 사진, 기사와 무관 / 뉴스1, 광주시 광산소방서 제공
광주시 주택가 '뱀' 출몰 자료 사진, 기사와 무관 / 뉴스1, 광주시 광산소방서 제공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주택가 내 뱀 출몰이 늘어난 원인으로 △도심 내 녹지 조성 확대 △고온다습한 기후 △먹잇감 증가 등을 꼽는다. 특히 조경을 위해 설치한 돌무더기나 인조구조물은 뱀이 서식하거나 몸을 숨기기에 적절한 환경이라는 지적도 있다.

소방당국은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예방수칙과 응급처치 요령을 강조하고 있다. 뱀은 일반적으로 사람을 먼저 공격하지 않지만, 밟히거나 건드려질 경우 방어적 본능으로 물 수 있다.

야외에서 뱀에 물렸을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한 뒤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고, 물린 부위는 심장보다 낮게 유지해야 한다. 이후 물린 부위보다 2~3cm 위를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가볍게 묶어 독이 퍼지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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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논밭·산책로·마당 등 뱀 출몰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접근할 때는 긴바지와 긴팔, 장갑 등을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생활 공간에서는 잡초, 쓰레기, 곤충류 먹잇감 등을 제거하고, 외부 음식물이나 반려동물 사료 등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야외활동이 잦은 여름철엔 누구나 뱀을 마주할 수 있다”며 “생활권에서의 출몰에 대비해 예방 수칙과 대처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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