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차 세울 때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 '습관'... 차는 조용히 망가지는 중

2025-08-0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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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내부 자동변속기에 무리 주고 장기적으로는 고장 원인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운전 중 잠깐 멈춰야 할 일이 생겼을 때 변속 레버를 ‘D’에 놓은 채 브레이크만 밟고 기다리는 습관은 많은 운전자에게 익숙한 행동이다. 특히 드라이브스루에서 주문을 기다릴 때나 교통 체증으로 차가 잠시 멈춰설 때 혹은 목적지에 도착해 시동은 켠 채 동승자를 기다릴 때도 많은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한다. 하지만 이처럼 ‘D레인지’를 유지한 채 장시간 정차하는 습관은 차량 내부의 자동변속기에 무리를 주고 장기적으로는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동차의 자동변속기는 유압을 이용해 기어 단수를 바꾸고 엔진의 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때 D레인지는 차량이 앞으로 주행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엔진과 바퀴가 연결돼 있는 상태다. 차량은 앞으로 나아가려는 힘을 계속 내고 있는데 바퀴는 정지돼 있으니, 이 힘은 모두 토크컨버터가 흡수해야 한다. 토크컨버터는 엔진의 회전력을 유압으로 바꾸는 장치로, 정차 상태에서 D레인지에 있을 경우 계속 회전을 흡수하면서 내부 마찰과 열이 발생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자동변속기 오일이 과열되고, 내부 부품의 마모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여름철처럼 외기 온도가 높은 날씨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엔진룸 내부 온도는 90도를 넘나들고, 여기에 오일 온도까지 오르면 변속기 내부의 마찰판과 베어링, 클러치 등 금속 부품들이 열에 의해 미세하게 팽창하거나 변형된다. 오일의 윤활 성능도 저하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변속 충격이 커지거나 기어 변속이 매끄럽지 않게 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결국에는 변속기 전체 수명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물리적인 손상 외에도, D레인지 상태에서의 정차는 연료 효율 측면에서도 손해를 본다. 엔진은 계속 동력을 생산하고 있고, 이 힘은 바퀴를 앞으로 밀려고 작용하지만 운전자는 이를 브레이크로 억제하고 있는 상태다. 이럴 경우 엔진은 불필요하게 높은 부하를 견디게 되고, 그만큼 연료도 더 소모된다. 특히 아이들링 상태의 연료 소비량은 작아 보이지만 누적되면 무시할 수 없다. 일부 차종의 경우, 정차 중 N이나 P에 놓았을 때 아이들링 회전수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연료 절약에 도움이 된다.

정차 시 변속기를 N(중립)이나 P(주차)에 두면 엔진의 동력이 바퀴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토크컨버터에도 부담이 적고, 유압 회로의 마모도 줄어든다. P레인지는 차량의 바퀴를 고정시키는 장치가 함께 작동돼 움직이지 않게 하는 기능이 있고, N은 바퀴는 자유롭게 굴러가되 엔진 동력은 끊기는 상태다. 상황에 따라 둘 중 하나를 적절히 선택하면 차량과 운전자 모두에게 이롭다.

예를 들어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에서는 반드시 P에 놓고 사이드브레이크까지 걸어야 차량이 움직이지 않는다. 반면 평지에서 짧은 대기라면 N에 놓은 후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만 작동시켜도 충분하다. 수동 변속 차량의 운전자들이 신호 대기 시 클러치에서 발을 떼기 위해 중립에 놓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문제는 이런 작은 습관 하나가 누적될 경우 생기는 큰 손실이다. 자동변속기는 차량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부품 중 하나이며, 한번 고장 나면 수리비가 수백만 원에 이를 수 있다. 또한 정비 시간도 길고 부품 수급도 쉽지 않아 차량 운행이 중단되는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사용자의 잘못된 습관으로 발생한 고장은 보증 수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아, 모든 비용을 운전자가 부담하게 된다.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정차 시 기어 위치만 적절히 바꾸는 것만으로도 차량의 수명을 지키고, 연비를 개선하며, 불필요한 정비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는 사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운전 습관을 되돌아보고, 일상에서 자주 반복되는 정차 상황에서 의식적으로 ‘N’ 또는 ‘P’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D레인지에 두고 브레이크만 밟는 습관은 운전자 입장에선 편리하지만 차량 입장에선 부담 그 자체다. 당장 이 습관을 바꾸는 것이 좋다. 운전자의 무심한 한 행동이 수백만 원짜리 고장을 부를 수 있다면 그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차량도 사람이 걷는 신발처럼 상황에 맞게 쉬게 해줘야 오래 탈 수 있다. 잠시의 불편함이 장기적인 안정을 가져오는 법이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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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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