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주차한 뒤 핸들이 무거워졌다면... 평상시 이 '습관' 의심하세요

2025-08-0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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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할 때 이 습관... 알고 보니 자동차 망가지는 지름길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운전 후 주차할 때, 차량의 핸들을 돌려둔 채 그대로 두는 운전자가 많다. 좁은 골목이나 경사진 도로에서 주차 시 차량이 도로 한가운데로 튀어나오는 걸 방지하거나, 혹은 도로 경사를 따라 미끄러짐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핸들을 꺾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평지에서조차 아무런 이유 없이 습관적으로 핸들을 한쪽으로 돌려놓는 행동은 차량의 조향계통에 장기적인 부담을 줄 수 있고, 예상치 못한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핸들, 즉 스티어링휠은 단순히 바퀴를 움직이는 도구가 아니라, 조향 시스템 전체와 연결된 복합적인 기계 장치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순간, 그 힘은 스티어링 기어를 통해 타이어로 전달되며 차량의 진행 방향을 바꾸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부품이 협업해 움직이는데,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스티어링 기어박스와 랙 앤 피니언 기어다. 주차 상태에서 핸들이 한쪽으로 꺾인 상태로 장시간 유지되면 이들 부품에 지속적인 힘이 가해지고, 내부에 비정상적인 하중이 쌓이게 된다.

특히 요즘 차량들은 대부분 유압 또는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 차량이 정지된 상태에서 핸들을 끝까지 돌려놓으면 그 하중이 조향 모터나 유압 펌프에 그대로 전달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부품들의 피로도는 누적되고, 결국에는 조향이 무겁거나 뻑뻑해지는 증상, 스티어링휠 유격 발생, 기어박스 누유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고장은 정비 비용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이며, 운전 중 조향 성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안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게다가 스티어링휠을 끝까지 돌린 상태, 이른바 ‘락 투 락(lock to lock)’ 구간으로 주차를 반복하게 되면, 차량의 조향 시스템뿐 아니라 타이어에도 편마모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타이어는 지면에 고정돼 있는데 바퀴가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꺾인 상태에서는 접지 면이 비정상적으로 압력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타이어 마모가 한쪽으로 집중되며 수명이 짧아지고, 제동 성능과 주행 안전성까지 저하될 수 있다.

또한 장시간 주차된 상태에서 차량 무게가 타이어에 고르게 실리지 않고 한쪽으로 쏠려 있다면, 서스펜션 부품에도 부하가 가해진다. 평지 주차라 하더라도 핸들이 돌아간 방향에 따라 로어암, 타이로드엔드 등 연결 부품들이 기울어진 상태로 하중을 버티게 되며, 고무 부싱이 비틀리거나 금속 부품의 피로 누적이 가속화될 수 있다. 특히 외기 온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부품 팽창까지 더해져 더 큰 손상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차 후 반드시 스티어링휠을 정중앙에 맞추는 습관이 필요하다. 핸들을 중앙에 두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차량을 완전히 정차한 후, 바퀴가 정면을 향하도록 바른 위치에 핸들을 돌려놓는 것이다. 차종에 따라 스티어링휠이 딸깍하는 고정 느낌을 주는 중앙점이 있으므로, 이를 감각적으로 익히는 것도 좋다. 가능하면 차량 내 계기판에 표시되는 바퀴 정렬 아이콘이나 핸들 중앙 로고 위치로도 정렬을 확인할 수 있다.

경사진 도로나 눈길, 빗길 등 차량 미끄러짐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예외적으로 바퀴를 연석 방향으로 돌려두는 것이 안전상 바람직하다. 이때는 주차 브레이크와 함께 바퀴의 물리적 위치를 이용해 차량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조치이므로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하지만 평지이거나 일반적인 주차 공간에서는 습관적으로 핸들을 돌려두는 것을 피하고, 항상 정렬된 상태로 두는 것이 차량 건강에 유리하다.

더불어 차량을 장기간 주차해야 할 경우에는 핸들 정렬 외에도 타이어 공기압을 충분히 맞추고, 지면이 고르지 않다면 수평한 위치로 옮겨주는 것이 좋다. 또한 핸들 잠금장치가 걸리도록 한 바퀴 정도 키를 돌려 고정하면 도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역시 핸들이 한쪽으로 돌아가 있는 상태에서 잠금이 걸리면 조향계통에 부담이 되므로, 반드시 바퀴가 정면을 향한 후 잠금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

차량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핵심 계통 중 하나인 조향 시스템은 안전과 직결된다. 특히 정차 중의 작은 습관 하나가 고장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차량이 주행하지 않을 때도 조향계통에 가해지는 힘을 줄이는 방향으로 습관을 바꿔야 한다. 바퀴가 정면을 향하고 스티어링휠이 중앙에 있을 때, 차량은 가장 안정된 상태로 서 있게 된다. 차도 사람처럼 바른 자세로 오래 서 있어야 덜 피로하고, 오래 쓸 수 있다. 무심코 했던 작은 행동이 큰 수리비로 돌아오기 전에 주차 후 핸들 방향부터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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