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온도도 바람세기도 아니다...운전자 99%가 놓친 ‘이 행동’, 연비 박살낸다

2025-08-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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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기름값 아낀다고 대부분 운전자들이 흔히 하는 오해
차량 에어컨은 가정용 에어컨과 달리 냉매량 조절하지 않아

여름철 무더위 속 운전자들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에어컨과 연비’ 사이의 줄다리기다. 에어컨을 틀자니 기름값이 걱정되고, 창문을 열자니 무더위가 괴롭다. 그래서 많은 운전자들이 바람 세기를 낮추거나, 설정 온도를 조정해가며 연료 소모를 줄이려 애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온도도, 바람세기도 아니다. 운전자 99%가 놓치는 게 따로 있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에어컨 온도 낮춰도 연비에 큰 영향 없다

많은 운전자들이 ‘온도를 낮게 설정하면 연료 소모가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동차 에어컨의 작동 원리를 보면 이 믿음은 사실과 다르다.

자동차용 에어컨은 가정용 에어컨과 달리, 설정 온도에 따라 냉매량을 조절하지 않는다. 컴프레서가 일정한 양의 냉매를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며 냉방을 유지하는 구조다. 설정 온도가 낮든 높든, 냉매는 동일하게 흐르고, 온도 조절은 엔진의 폐열을 섞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에어컨 온도 올리는 모습 / 유튜브 '1분미만'
에어컨 온도 올리는 모습 / 유튜브 '1분미만'

이 때문에 실제로 온도를 낮게 설정해도 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매우 제한적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설정 온도를 18도, 22도, 26도로 조정했을 때 연비 차이는 최대 2.37%(약 0.4km/L)에 불과했다. 마찬가지로 송풍 세기를 조정해도 연비 차이는 거의 없었다. 그야말로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결국 “더우면 참지 말고 편하게 설정해도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장시간 운전 시 쾌적한 환경이 오히려 피로를 줄여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에어컨 바람세기 낮추는 모습 / 유튜브 '1분미만'
에어컨 바람세기 낮추는 모습 / 유튜브 '1분미만'

‘창문 열기 vs 에어컨’… 진짜 연비의 승자는?

또 하나의 흔한 고민은 “창문을 열고 달리는 것이 에어컨보다 연비에 좋지 않냐”는 질문이다. 이 역시 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다.

도심처럼 저속 주행이 많은 환경에서는 창문을 여는 쪽이 연비에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릴 경우, 열린 창문을 통해 유입되는 공기가 차량 내부에 공기 저항을 유발해 연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엔진이 더 많은 힘을 내야 하므로 연료 소비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실험 결과에서도 고속 주행 시에는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연비에 유리하다는 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 결국 연비 효율은 “에어컨이냐 창문이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주행 환경과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선택이라는 의미다.

유튜브,1분미만

진짜 연비를 좌우하는 건 ‘짐의 무게’

운전자 대부분이 간과하는 핵심은 따로 있다. 에어컨 설정보다, 창문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차량의 무게다.

자동차는 무거울수록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한다. 일반적으로 차량에 실린 짐이 10kg 늘어날 때마다 연비는 약 1%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뒷좌석이나 트렁크에 불필요한 짐 몇 개만 덜어도 주유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심지어 연료 자체도 차량 무게에 포함된다. 연료탱크를 항상 가득 채우기보다는 70~80%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연비 측면에서 유리하다. 일부 자동차 제조사와 보험사에서도 “가득 주유보다는 필요한 만큼만 채우는 습관이 바람직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에어컨 자체도 연비에 영향을 미치긴 한다. 통상 차량 크기와 에어컨 작동 조건에 따라 연료 소비가 평균 5~10%까지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소형차일수록 컴프레서 작동에 따른 출력 비중이 커 연비 저하가 더 두드러진다. 대형차는 동력 여유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하다.

연비 줄이려면 ‘짐 줄이기’가 핵심…서큘레이터·가림막도 도움

연비를 챙기고 싶다면 설정 온도를 조정하는 데 집착할 것이 아니라, 차량 내부에 불필요한 짐을 줄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또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에어컨을 작동하고, 가급적 연료를 ‘적당히’만 채우는 습관도 연비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작은 팁을 더하자면, 여름철에는 서큘레이터나 차량용 가림막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내 온도를 더 빠르게 낮춰주는 보조 장치들은 에어컨의 작동 시간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연료 소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AI로 제작한 이해를 돕기 위한 4컷 만화
AI로 제작한 이해를 돕기 위한 4컷 만화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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