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김건희 여사, 특검 도착...“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 끼쳐 죄송”
2025-08-0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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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6일 오전 광화문 특검 사무실 도착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전·현직 대통령 부인이 수사당국에 피의자로 공개 소환된 것은 우리나라 헌정사 최초다.
김 여사는 6일 오전 9시 32분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거주지를 출발해 오전 10시 11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검정색 정장을 입고 나타난 김 여사는 취재진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수사 잘 받고 나오겠다. 항상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취재진의 추가 질문에는 응답하지 않은 채 어두운 표정으로 조사실로 향했다.
김 여사는 변호인 3명과 동행해 12층 조사실에서 부장급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는다. 별도의 휴식 시간 없이 곧바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건희 특검법에는 총 16건의 수사 대상 의혹이 명기되어 있다. 핵심 사안으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명태균 사건) ▲건진법사 전성배 관련 의혹이 꼽힌다.
이 밖에도 ▲주가 인위적 조작 등으로 이득 취득 의혹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협찬금 뇌물성 제공 의혹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개입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개입 의혹 ▲사법농단 연루자(임성근 등) 구명 로비 의혹 등이 수사 범위에 포함됐다.
이날 조사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권오수 전 회장이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공범들과 함께 91명 명의 계좌 157개를 활용해 가장·통정 매매, 고가·허위 매수 등의 시세조종 행위를 벌인 사안이다. 김 여사는 주가조작 사실을 알면서도 본인의 계좌와 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토론회에서 "김 여사는 손실만 났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된 허위사실공표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공천개입 의혹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2022년 대선 기간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총 81차례 '불법 여론조사'를 제공했고, 그 대가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도왔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검팀은 여론조사 제공을 뇌물공여로 판단하고 있다.
건진법사 관련 의혹은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거쳐 김 여사에게 고액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전해주며 부당한 청탁을 시도했다는 혐의다. 2022년 6월 스페인 방문 시 착용한 고가 목걸이를 재산 신고에서 누락한 혐의도 조사 범위에 들어있다.
김건희 특검이 조사할 의혹이 16건에 이르는 만큼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소환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김 여사 측은 앞서 "혐의별로 다른 날로 나눠 소환조사하고, 각 조사 사이에 최소 3~4일간의 휴식 일정을 보장하며, 오후 6시 전에는 조사를 종결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해 추가 소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김 여사의 거주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와 특검팀 사무실이 설치된 KT광화문빌딩 앞에는 지지자들과 반대 측이 각각 집회를 여는 등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민중기 특검팀의 김 여사 출석은 특검 출범 35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향후 수사 진행 상황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