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대전이 깨어난다”… ‘0시 축제’로 다시 불붙는 도심
2025-08-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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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관람객 이끈 대표 도심축제… 과거·현재·미래 잇는 콘텐츠 확장
시민·예술인·자치구가 함께 만드는 ‘참여형 축제’… 경제·관광 효과도 극대화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여름휴가철, 도심 한복판이 열기로 들끓는다. '2025 대전 0시 축제'가 8월 8일부터 16일까지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사까지 이어지는 중앙로 일원에서 9일간 펼쳐지며, 대전이 다시 한 번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여름 도시축제로 도약한다.
2023년 110만 명, 2024년 2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모으며 '꿀잼도시'로 자리 잡은 이 축제는 단순한 지역행사를 넘어 대전의 문화·경제·관광을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올해는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도시 전역이 축제장으로 변모한다.
개막 당일에는 공군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로 시작을 알리며, 대전의 과거·현재·미래를 테마로 구성된 거리 곳곳에서 몰입형 공연과 레트로 문화체험, 글로벌 공연 등이 펼쳐진다. 대전역 입구엔 대형 꽃조형물과 열린 구조의 특설무대가 관람객을 맞이하며, 중앙시장과 한의약거리까지 축제의 흥이 이어진다.
대전의 현재를 조망하는 구간에선 ‘9일 9색 퍼레이드’, 시립예술단의 공연, ‘세상을 바꾸는 대전 15분’ 강연이 진행된다. 원도심의 41개 문화공간에선 ‘대전보러 페스티벌’이 열리고, 지하상가와 소극장, 갤러리에서 시민들과 예술이 교감한다.
과학수도 대전의 면모는 미래존에서 드러난다. AI·VR 체험과 6대 전략산업 전시로 구성된 ‘대전미래과학체험관’, 캐릭터 테마파크, 어린이 뮤지컬 등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콘텐츠도 다채롭다.
시는 축제 기간을 ‘대전 여름 여행 주간’으로 지정해 숙박·관광 시설 할인, 빵지순례 버스, 과학체험 투어 등 지역 관광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했다.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6개 먹거리존과 사회적경제 장터, 소공인 오픈마켓도 운영된다.
문화예술인 5,900명이 참여해 540회 이상의 공연이 열리는 이번 축제는 예술인들에게도 중요한 무대다. 특히 한국연극협회 대전지회와 함께하는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는 미국, 영국, 중국, 루마니아 등 해외 연극까지 아우르며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시민이 주인공이란 정체성도 분명하다. 퍼레이드와 시민합창단, 자원봉사 등 시민 2,294명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자원봉사자 1,665명이 운영을 지원한다. 기업과 기관, 대학 등 58개 단체도 힘을 보탰다.
축제는 글로벌화도 염두에 뒀다. 자매·우호도시의 예술단 초청, 스트릿댄스·밴드 경연대회, 스페인 ‘떼아뜨로 레알’의 플라멩코 공연, 유튜버 생중계 등으로 국경을 넘어선 즐거움을 전한다.
시가 강조하는 또 하나는 ‘3년 연속 3無(무사고·무쓰레기·무바가지) 축제’ 실현이다.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행사장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안전대책을 철저히 운영하며, AI 기반 인파관리 시스템도 도입해 긴급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폭염 대비도 빈틈없다. 체험 부스 운영시간은 오후 4시로 조정됐고, 미스트터널, 살수차, 생수 제공 등 온열질환 예방대책이 강화됐다. 냉방시설은 새벽 1시까지 가동되고, 이동약자를 위한 순환열차와 미니버스도 운행된다.
교통통제는 8월 6일부터 시작돼 17일 자정까지 이어지며, 시는 대전테크노파크에 교통상황실을 마련해 실시간 대응 체계를 갖췄다. 시내버스 노선 우회, 지하철 연장 운행 등도 병행되며, 불법주정차 단속도 강화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작은 발자국이 쌓이면 세계로 향하는 길이 된다”며 “이번 축제가 대전을 세계적인 문화콘텐츠 도시로 성장시키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