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기만 해도 난리인데…이번에 무려 '쌍둥이' 출산한 천연기념물

2025-08-0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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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유라시아수달 쌍둥이 출산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국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유라시아수달 쌍둥이가 탄생했다.

아기 수달사진 / 서울시설공단 제공
아기 수달사진 / 서울시설공단 제공

서울시설공단은 서울 광진구 능동에 위치한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유라시아수달 쌍둥이가 지난 6월 24일 태어났다고 8일 밝혔다. 수달 쌍둥이의 부모는 각각 수컷 ‘수돌’과 암컷 ‘달순’으로 2022년 말 대전과 충남 부여에서 생후 1개월 미만 상태로 발견된 개체들이다. 이후 안정적 보호를 위해 서울어린이대공원에 기증돼 생활해오다 마침내 번식에 성공했다. 이는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역사상 처음 있는 경사다

공단은 자연 서식지에 가까운 생태형 수달 생활환경을 조성했고 어미 달순에게는 활어 메기 등 특수 사료를 제공해 체력 회복과 수유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쌍둥이 아기 수달은 어미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건강하게 자라고 있으며 오는 10월에 시민들에게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시민들은 바다동물관 내 수달사 외부 방사장에서 활발히 유영하는 수달 가족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발맞춰 서울시설공단은 오는 12일부터 인스타그램(@seoul_children_grandpark)을 통해 ‘쌍둥이 아기 수달 이름 짓기’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공단 홈페이지에서는 ‘수달 캠’을 통해 부모 수달의 일상을 실시간 공개 중이다.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는 이번 유라시아수달 쌍둥이 출산 외에도 지난 5월에 또 다른 인기 동물인 ‘작은발톱수달’이 세 마리의 새끼를 낳는 경사도 있었다. 올해 상반기 동안 수달 두 종이 연달아 번식에 성공한 만큼 도심형 동물원에서도 멸종위기종의 보전과 생명 탄생이 가능하다는 상징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유라시아수달은 1982년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됐고 2012년부터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분류되어 보호받고 있다. 한때 이북 산간 하천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었으나 서식지 파괴와 수질 오염 등의 환경 문제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일본에서는 이미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수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수달은 전체적으로 유선형의 몸, 짧고 굵은 다리, 물갈퀴가 달린 발을 지닌 수생 포유류다. 갈색 털은 방수 기능이 뛰어난 이중 구조로 차가운 물 속에서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크고 둥근 눈은 수중 시야에 특화돼 있으며 잠수 시 콧구멍과 귀가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도 수중 생활에 적합하다.

깨끗한 담수 환경을 선호해 강, 하천, 호수, 습지 등에서 주로 서식하며 하천가 굴이나 바위틈, 나무뿌리 아래에 보금자리를 튼다. 주변에 식생이 풍부하고 인간 활동이 적은 지역을 선호하며, 서식지가 훼손되면 예민하게 반응해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도 한다.

주요 먹이는 민물고기지만 개구리, 조개, 갑각류, 물새의 알 등도 계절과 지역에 따라 섭취한다. 야행성 동물로서 해 질 무렵이나 새벽 무렵 활발히 활동하며, 뛰어난 수영 실력으로 빠르게 유영하며 먹이를 사냥한다. 먹이를 앞발로 들고 수면 위에서 먹는 귀여운 모습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

수달의 번식기는 주로 1~2월, 임신 기간은 약 60일로, 보통 봄에 2~3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 수달은 눈을 감은 채 태어나 생후 약 한 달 뒤부터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어미와 함께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다. 약 1년 동안 어미 수달은 새끼에게 사냥과 수영 기술을 전수하며 양육한다. 수달은 대체로 단독 생활을 하지만 번식기나 양육기에는 가족 단위 행동도 자주 관찰된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현재 동물원 재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유라시아수달 번식 성공을 계기로 해당 종을 공원의 대표 동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하는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멸종위기종 보전의 중요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

서울시설공단 한국영 이사장은 “유라시아수달의 성공적인 번식은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생명존중 운영 철학과 공단 직원들의 헌신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시민과 동물이 함께 어우러지는 생태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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