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에 맞는 사람과 결혼'…가입비만 1100만원인 강남권 아파트 중매 소모임 인기
2025-08-0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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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을 타며 결혼 정보 회사로 탈바꿈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초고가 아파트 래미안 원베일리에서 입주민 간 소개팅을 주선하던 소모임이 이제는 결혼 정보 회사를 차렸다.

지난 5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원베일리 아파트 입주민들이 운영하던 주선 소모임 '원결회'가 '원베일리노빌리티'라는 이름으로 결혼 정보 회사를 설립했다.
2023년 말부터 원결회는 원베일리 아파트 입주민 중 미혼 남녀를 상대로 소개팅을 주선해왔다. 가입비 20만원과 연회비 30만원도 받았는데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며 가입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져 원결회는 지난 2월부터 서초구와 강남구 주민으로 가입 대상을 확대했다.
요트에서 술과 함께하는 소개팅
원결회의 소개팅은 대략 이런 식이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열린 원결회 소개팅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같은 달 24일 서울 용산구 더 리버 컨벤션홀에서 만난 이들은 자기소개지를 들고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마음에 드는 이성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자기소개 시간이 끝나면 참가자들은 요트로 향했다. 요트를 타고 한강으로 나간 이들은 동작대교 아래에서 술을 마시며 서로가 더욱 가까워져 개별적인 약속과 만남을 잡았다.
원결회의 소개팅은 매우 성공적이다. 실제 결혼까지 간 커플만 10쌍이며 교제 중인 커플은 그보다 훨씬 많다. 실제로 참가자들도 공통된 학창 시절과 관심사 덕분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편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외부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라며 지적하기도 했지만 원결회는 초저출산 시대에 힘을 쓰려는 것뿐이라며 오해를 일축했다.
상위 등급 가입비는 1100만원
지난 5월부터 원결회는 원베일리노빌리티 회사를 운영 중이다. 사무실은 래미안 원베일리 단지 내 지역창업센터에 마련됐으며 홈페이지도 개설 준비 중이다.

원베일리노빌리티는 더욱 까다롭고 체계적인 등급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직업·학력·소득 등을 따져 외부인 가입을 받고 구체적인 등급제도 세웠다. 가입 등급은 총 4단계로 나뉜다. 가장 낮은 '실버' 등급은 50만원으로 1년에 3~4번의 단체 소개팅을 받는다. 중간 등급인 '크라운'은 가입비 500만원에 1대1 소개팅을 최대 5번까지 제공한다. 상위 등급인 '로열노빌리티'는 2년에 1100만원의 가입비로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만 상대로 제공한다. 최고 등급인 '소버린' 회원은 개별 상담으로 가입비를 정하고 법률 자문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가입 요건도 확대했다. 원베일리노빌리티는 "서초·강남·반포지역에서 원결회 가입을 희망하는 분은 간단하게 검증한 후 가입신청서를 받도록 하겠다"고 공지했다. 다만 비판 여론을 의식해 현재는 전역으로 가입 자격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아파트 입주민 중매 문화는 늘어나는 추세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아파트 주민들도 지난달 초 미혼 남녀 대상 중매 모임인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었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는 전용 116㎡(공급면적 46평형) 평균 시세가 92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