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초희귀종인데…거제서 둥지 확인됐다는 멸종위기 '동물' 정체

2025-08-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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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팔색조, 서식지 위기

거제 남부관광단지 주변에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팔색조'의 둥지가 발견됐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지난 7일 개발 사업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를 우려하며 관계 당국에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관광단지 예정지 일대를 조사한 결과, 팔색조 20~50마리가 도래했으며 8개의 둥지 중 3쌍이 번식에 성공해 약 15마리의 새끼가 둥지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며 이 지역이 매년 10쌍 안팎의 팔색조가 번식하는 중요한 집단 번식지라는 사실이 재확인 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올해에는 지난 2020년에 이뤄진 소나무재선충 방재작업으로 소나무를 잘라 살충제로 훈증한 '재선충 소나무 무덤' 위에 팔색조 둥지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팔색조의 모습.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팔색조의 모습.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단체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총 6년간 55개의 팔색조 둥지를 확인하며 보호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거제시, 경상남도, 낙동강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은 보호 조치를 마련하지 않았고, 특히 거제시와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서에서 팔색조 번식 사실을 누락하거나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가유산청은 지난 2023년 7월 현장 조사에서 팔색조 둥지 6개를 확인한 뒤 거제시에 팔색조 보호 대책을 요구했으나, 거제시는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끝났다며 '팔색조 번식지 보호 요청 수행 및 보호 대책 수립을 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시민행동 측은 이를 직무유기이자 환경영향평가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환경부(낙동강유역환경청), 경남도, 거제시, 국가유산청에 팔색조 번식지에 대한 조사해 보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만약 마련되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거제시가 실시한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한 벌채가 숲의 울폐도는 낮추고 건조화를 가속화해 팔색조를 포함한 멸종위기종의 서식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벌목 중단을 촉구했다.

팔색조의 모습.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팔색조의 모습.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팔색조'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종(Vulnerable)'으로 분류된 조류로, 개체 수 감소와 서식지 훼손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이 종은 또한 국제 멸종위기종 거래 규제 협약(CITES) 부속서 II에 등재돼 국제적으로 거래가 엄격히 관리된다.

세계적으로 성체 개체 수는 약 1500~7000마리로 추정되며 전체 개체군은 장기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팔색조는 한국, 일본, 중국 동부, 대만 등 동아시아에서 번식한 뒤 비번식기에는 필리핀과 보르네오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하는 장거리 철새다.

한국에서는 주로 남해안과 제주도 등 온난한 기후와 숲이 어우러진 지역에서 번식하며 특히 거제도는 중요한 번식지로 알려져 있다. 팔색조는 습윤한 아열대 및 온대림을 선호하며 낮은 숲 바닥이나 바위 틈, 덤불 속 땅에서 1~5m 높이에 둥지를 튼다.

번식기는 주로 5~6월이며 한 번에 4~6개의 알을 낳는다. 알과 새끼는 수컷과 암컷이 번갈아가며 품고 먹이를 운반하며 부화 후 약 14일이면 둥지를 떠난다.

먹이의 상당 부분은 지렁이로 한 연구에서는 팔색조 새끼에게 공급되는 먹이의 82%가 지렁이로 확인됐다. 이는 토양 생태계의 건강이 팔색조 번식 성공에 핵심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팔색조의 모습.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팔색조의 모습.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팔색조는 한국에서 천연기념물 제204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으며 국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도 지정돼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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