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힘든 추락…단 3회 만에 시청률 1%대 된 19금 ‘한국 드라마’

2025-08-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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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 시청률 3.2%로 출발해 3회 만에 1.8%로 추락
19금 파격 소재로 방송 전부터 입소문 탄 MBC 드라마

MBC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이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1%대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MBC '메리 킬즈 피플' 방송 장면 일부 / MBC
MBC '메리 킬즈 피플' 방송 장면 일부 / MBC

지난 8일 방영된 3회는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1.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 첫 방송의 3.2%에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시간대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가 5.5%로 자체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초반 호평에도 하락세… 원인은 ‘19세 등급’?

'메리 킬즈 피플'은 첫 방송에서 신선한 소재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불과 2주 만에 시청률이 1%대에 진입하며 초반 탄력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이 하락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꼽는다. 과감한 전개와 강한 주제 의식은 분명 차별화된 매력이지만, 시청 접근성이 떨어져 대중적 파급력이 제한된다는 분석이다.

파격 소재 — 조력 사망을 둘러싼 인간 군상

이 드라마는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의 ‘조력 사망’을 돕는 의사와 이를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블랙 서스펜스 장르다. 캐나다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되, 한국적 정서와 사회적 맥락을 반영한 리메이크다.

3회에서는 극 중 우소정(이보영)이 자신이 조력 사망을 돕던 환자 조현우가 사실은 위장 잠입한 경찰 반지훈(이민기)임을 알게 되는 결정적인 순간이 그려졌다. 이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극적인 반전을 선사했지만, 동시에 캐릭터들의 관계와 갈등이 한층 복잡해지는 전환점이 됐다.

MBC '메리 킬즈 피플' 방송 장면 / MBC
MBC '메리 킬즈 피플' 방송 장면 / MBC

인물들의 심리전과 감정선

반지훈의 과거가 이번 회차에서 상세히 드러났다. 강력계 에이스였던 그는 임무 도중 용의자의 극단 선택으로 좌천된 뒤, 재차 위장 수사를 제안받는다. 수사의 표적은 바로 시한부 환자들을 안락사시키는 의혹을 받는 의사 우소정. 반지훈은 교통사고를 위장해 우소정의 환자로 접근하고, 그녀를 지켜보며 점차 복잡한 감정을 품게 된다.

우소정은 경찰 신분을 알게 된 뒤 배신감에 휩싸이지만, 감정을 절제하며 벤포나비탈(극 중 조력 사망 약물)을 없애버리고 현장을 벗어난다. 이 과정에서 긴박한 추격전이 벌어지고, 반지훈은 우소정을 붙잡지 못한 채 복잡한 심경만 드러낸다.

MBC '메리 킬즈 피플' 방송 장면 / MBC
MBC '메리 킬즈 피플' 방송 장면 / MBC

청소년 환자의 마지막 소원 — 감정의 절정

이번 회차의 하이라이트는 고등학생 시한부 환자 조수영(이원정)의 사연이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소녀 혜정에게 고백하고, 볼뽀뽀까지 받으며 잠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오늘 죽고 싶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며 조력 사망을 요청한다.

아버지와 마지막 포옹 후 눈을 감는 장면은 보는 이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이후 아버지가 아들의 약속을 대신 전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엔딩은 안방극장에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MBC '메리 킬즈 피플' 방송 장면 / MBC
MBC '메리 킬즈 피플' 방송 장면 / MBC

주변 인물들의 얽힘과 복선

3회에서는 조력 사망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움직임도 구체화됐다. 부형사(태항호)는 정치권 인물 백의원과 얽힌 배경을 드러내며 반지훈을 압박하고, 최대현(강기영)은 환자들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지키려는 모습 속에 자신만의 갈등을 품고 있다. 여기에 위험한 마약상 구광철(백현진)이 우소정의 행동반경에 들어오며 향후 전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19세 등급의 양날의 검

MBC '메리 킬즈 피플' 방송 장면 / MBC
MBC '메리 킬즈 피플' 방송 장면 / MBC

'메리 킬즈 피플'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조력 사망’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의료 윤리, 인간 존엄성, 죽음의 선택 등 무거운 주제를 블랙코미디와 서스펜스 형식으로 풀어낸 시도는 신선하다. 그러나 폭력·자극적 장면, 강렬한 키스신 등으로 인해 19세 이상 등급을 받으며 가족 단위 시청층의 이탈이 불가피했다.

몇몇 시청자들은 “19금 작품이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는 있지만, 주말 황금 시간대에 대중 시청률을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 지상파 드라마에서 19금 등급은 시청 접근성을 크게 낮춘다” 등 반응을 보였다.

유튜브, 엠뚜루마뚜루 : MBC 공식 종합 채널

배우들의 열연과 제작진의 완성도

그럼에도 이보영, 이민기, 강기영 등 배우진의 연기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보영은 차가움과 따뜻함을 오가는 의사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고, 이민기는 딜레마에 빠진 형사의 복합적인 감정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연출을 맡은 박준우 감독은 블랙코미디 특유의 유머와 서스펜스를 절묘하게 배합하며, 이수아 작가의 대본은 주제 의식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시청자 반응 — “재미있는데 왜?”

배우 이민기(왼쪽부터)와 이보영, 강기영, 윤가이, 권해효가 지난 7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 금토드라마 '메리킬즈피플'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리킬즈피플'은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의 조력 사망을 돕는 의사와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서스펜스 드라마다 / 뉴스1
배우 이민기(왼쪽부터)와 이보영, 강기영, 윤가이, 권해효가 지난 7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 금토드라마 '메리킬즈피플'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리킬즈피플'은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의 조력 사망을 돕는 의사와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서스펜스 드라마다 / 뉴스1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과 SNS에는 “너무 슬픈 드라마…. 19금이라 시청률 안 오르네요”, “어제 재미있던데 왜 시청률 떨어진 거지”, “아니 왜 시청률이 낮지… 이렇게 재밌는데 이해를 못 하겠네”, “관심 가지고 볼 만한 좋은 작품”, “시청률이 씁쓸하네요”, “너무너무 감동받았어요. 인생을 살면서 한번은 거쳐야 할 관문 같은 드라마”, “3화 너무 슬프고 마음 아팠어요. 재밌네요 드라마” 등 반응이 잇따랐다. 특히 조수영의 에피소드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남은 회차, 반등 가능할까

'메리 킬즈 피플'은 단순한 19금 장르물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의미를 질문하는 작품이다. 시청률은 기대에 못 미치지만, 작품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회차에서 인물 간 갈등이 심화되고, 조력 사망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결말로 이끌어갈지가 관건이다. 시청률 반등 여부와 상관없이, 이 드라마가 던진 질문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 MBC 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1회(08.01) 3.2%

-2회(08.02) 2.1%

-3회(08.08) 1.8%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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