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개화 포착…평생 잎과 꽃이 함께 못 피는 ‘멸종위기 희귀식물’
2025-08-09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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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국립공원 백암산에 피어난 멸종위기 희귀 꽃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한국 특산식물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한국 특산식물 ‘진노랑상사화’가 최근 내장산국립공원에서 개화를 시작했다. 국립공원공단 내장산국립공원백암사무소에 따르면, 진노랑상사화는 매년 7월 중순부터 8월 초 사이 짧은 기간 동안만 꽃을 볼 수 있으며, 서식지가 제한적인 만큼 관찰 기회도 매우 드물다.

진노랑상사화는 ‘상사화’속 식물 중에서도 독특한 생태적 특성을 지닌다. 봄철인 2~3월에 잎이 먼저 자라나 길이 30~40cm, 폭 1.5~2.5cm의 넓은 선형 형태로 4~8장이 퍼진다. 그러나 여름이 오기 전 모두 말라 사라지고, 그 자리에 꽃대가 올라온다.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높이 40~70cm의 꽃대 끝에 진한 노란색 꽃이 4~7개 피어나는데, 이 때문에 잎과 꽃이 한 번도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름 ‘상사화(相思花)’는 이러한 특징에서 유래했으며, 잎과 꽃이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국내에서 진노랑상사화가 자생하는 곳은 전라도의 일부 낮은 산지로 한정된다. 내장산과 백암산, 불갑산 등이 대표적인 서식지로 알려졌다. 1993년 식물학자 고성철·태경환 박사가 신변종으로 학계에 보고했으며, 이후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내장산국립공원은 진노랑상사화를 지역의 깃대종으로 삼고, 주요 자생지를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관계자는 진노랑상사화뿐 아니라 참나리, 은꿩의다리 등 다양한 여름 야생화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며, 서식 환경을 지키기 위한 탐방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진노랑상사화의 꽃은 산형화서(umbrella-like inflorescence) 형태로, 여러 개의 꽃이 줄기 끝에서 사방으로 퍼진다. 꽃잎은 도피침형이며 가장자리에 굴곡이 심하게 잡혀 있어 주름진 듯 보인다. 화색은 일반 상사화와 달리 선명하고 진한 노란빛을 띠며, 개화 시기와 색감 덕분에 여름 숲 속에서 멀리서도 눈에 띈다.

짧은 개화 기간과 제한된 서식지, 그리고 특유의 생태적 주기 때문에 진노랑상사화는 일반인에게도 ‘보기 힘든 여름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서식지 훼손이 이 식물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서식지 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를 위한 3가지 실천 방법
서식지 보전과 복원에 힘써야 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생존은 건강한 서식지에 달려 있다. 불법 개발, 무분별한 벌목, 하천 정비 등으로 훼손된 지역을 복원하고, 기존 서식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 서식 환경을 원래 모습에 가깝게 회복시키는 것이 개체 수 회복의 첫걸음이 된다.
불법 채집과 거래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희귀 동식물을 개인 소장이나 상업적 목적으로 채집하는 행위는 멸종을 앞당기는 주요 원인이다. 법률에 따라 불법 채집과 거래를 강력히 단속하고, 위반 시 엄격한 처벌을 집행해야 한다. 또한 시민들도 불법 거래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시민 참여형 모니터링과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전문가의 조사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모니터링 활동이 효과적이다. 탐방객과 학생들에게 멸종위기종의 생태와 보전 필요성을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보호 의식이 확산된다. 작은 관심과 실천이 장기적으로는 멸종을 막는 힘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