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폐지됐었는데…10년 전 약속 덕에 다시 부활한 기적의 ‘한국 작품’
2025-08-0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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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청춘들과의 약속...'어바웃 타임'
폐지 3년 만에 기적 같은 스토리와 함께 다시 돌아온다는 한국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 장수 시사교양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에 대한 소식이다. 이번 부활의 계기는 10년 전 안동역에서 나눈 한 청춘들과의 약속이었다.
2015년 안동역의 약속 2015년 8월 30일 방영된 ‘다큐멘터리 3일’ [청춘, 길을 떠나다(내일로 기차여행 72시간)] 편에서는 기차 여행을 하던 두 여대생과 담당 PD가 “10년 뒤 이곳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남긴 특별한 장면이 담겼다. 촬영은 그해 8월 15일에 됐다.
당시 PD는 여대생들에게 “이 여행을 훗날 어떻게 기억하게 될 것 같으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한 학생은 “아직 친구와 상의는 안 했지만, 10년 뒤 같은 코스를 다시 걸어보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옆에 있던 친구도 “날짜도 맞추자. 10년 후에 또 찍어 달라”고 깜짝 제안을 남겼다. PD는 “그때도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라면서도 “그래 좋다. 약속하자”라며 세 사람은 그렇게 10년 뒤 만남을 기약하며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이 장면은 방송 후 한동안 잊혀졌으나,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다시 확산됐다. 당시 약속을 남긴 PD가 개인 SNS에 해당 방송 장면을 다시 꺼내들며 “가요? 말아요?”라는 반응을 남겨 많은 이들을 열광케 했다. 알바본, 쿠팡, 오레오, 코레일유통 등 주요 기업들까지 이들의 재회에 기대감을 표해 이목을 끌었다.
해당 사연이 온라인에서 크게 회자되며 전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되자 결국 KBS는 특별판 제작까지 결정했다. 촬영 당시 재회를 약속했던 PD는 현재 KBS를 퇴사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여대생 참여 의사 역시 아직 확인되지 않아 실제 재회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오는 22일 오후 10시 KBS 2TV에서 방송될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 – 어바웃 타임’에 담긴다.



‘다큐멘터리 3일’ 역사와 포맷
‘다큐멘터리 3일’은 2007년 5월 3일부터 2022년 3월 13일까지 약 15년간 방송됐다. 한 장소에 72시간 머물며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일상과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 핵심 포맷이다. 시장, 역사, 병원, 군부대 등 다양한 현장에서 인위적인 연출 없이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았다. 소리, 대화, 표정, 주변 환경까지 세밀하게 살려 한 편의 ‘우리 사회 군상’을 보여주는 방식이 특징이다.
시청자들이 사랑한 이유
이 프로그램은 평범한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 고단함과 희망을 있는 그대로 비췄다. 인위적 각본 없이 무명의 삶을 주인공으로 삼는 진정성이 시청자에게 깊은 공감을 줬다. 과거 회차를 다시 보며 위로를 얻는 이들도 많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는 일상과 인간미가 주는 안정감이 컸다. 종영 후에도 KBS 다큐 유튜브 채널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레전드 회차’가 꾸준히 공유됐고, 부활 요청이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종영 배경
2022년 당시 프로그램 종영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촬영 환경 악화와 제작 제약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그램 특성상 사전 섭외 없이 진행되는 즉석 인터뷰와 촬영이 많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와 초상권 갈등이 잦아 제작이 힘들어졌다. 여기에 방송사 편성·제작 정책 변화, 콘텐츠 트렌드 변화가 간접적으로 작용했다.
특별판의 의미
‘다큐멘터리 3일’은 716회로 막을 내린 뒤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평범함의 가치’를 상기시키는 대표 다큐멘터리로 남아 있다. 이번 특별판은 단순한 재방송이 아니라, 10년 전 약속이 현재에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다.
22일 방영될 ‘어바웃 타임’ 편은 2015년의 장면과 현재를 오가며 기록된 이야기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큐멘터리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줄 예정이다.
다음은 '10년 전 청춘들의 약속' 화제의 장면이 담긴 '다큐멘터리 3일'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