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의원 측의 수상했던 그 행동... 택배기사 제보로 딱 걸렸다
2025-08-0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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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에게 잘못 건 전화 한 통으로 드러난 그날의 일

지난 7월 22일 오후 택배기사 A씨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자택으로 택배를 배송하게 됐다. 송장에 기재된 수취인은 권 의원이었지만 연락처란엔 권 의원이 아닌 보좌진의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다. 평소 택배 배송 절차대로 A씨는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어 수령 여부와 전달 방식을 확인했다. 전화를 받은 보좌진은 “경비실에 맡기면 제가 들어가다가 찾아서 전해드리겠다”며 친절히 안내했다. A씨는 안내에 따라 택배를 경비실에 맡기고 그날 업무를 마쳤다.
하지만 몇 시간 뒤인 오후 8시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다른 번호로 걸려온 전화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낮에 통화했던 권 의원 보좌진이었다. 그는 자신을 “권성동 의원 비서”라고 소개하며 “조사받고 나오시면 의원님이 통화 좀 하셨으면 하신다”고 말했다. 당황한 A씨가 “저하고?”라고 되묻자 보좌진은 곧바로 “아니, 윤 본부장님하고”라고 정정했다. 보좌진이 말한 ‘윤 본부장’은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특검 조사를 받는 인물이다.
A씨는 자신이 단순히 택배를 전달하는 기사일 뿐이라고 설명했고, 그제야 보좌진은 전화를 잘못 걸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죄송하다”며 전화를 끊었다.
택배기사가 당시 있었던 일을 JTBC에 제보함으로써 권 의원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특검 수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JTBC 7일자 보도에 따르면 보좌진은 원래 윤 씨 측근에게 걸려고 했다. 보좌진이 조사 당일 윤씨 측과 연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번호를 착각해 A씨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보인다. 보좌진이 전화한 날은 윤씨가 특검에 처음 소환돼 조사를 받던 날이었다.
A씨 입장에서 보면 단순한 배송 업무 중 우연히 정치권과 특검 수사 관련 대화에 엮인 셈이었다. 그는 자신이 들은 내용이 특검 수사와 직접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그 순간에는 몰랐지만, 이후 언론을 통해 그날 전화를 건 사람이 실제로 권 의원 보좌진이며, 통화 내용이 특검 조사 중인 인물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해당 통화는 택배기사에게 전혀 걸리지 않았을 것이고, 보좌진은 윤씨 측과 직접 연결돼 조사 직후 의원과 통화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전화번호 착오로 인해 이 상황이 외부에 노출되면서 권 의원 측이 특검 조사 당일 윤씨 측과 연락하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게 됐다.
윤씨는 2022년 1월 5일 여의도의 한 고급 중식당에서 ‘권성동 의원에게 큰 거 한 장을 서포트’했다고 다이어리에 기록했다. 특검은 “윤석열 후보를 위해 써 달라”는 메시지도 확보했다. 윤씨는 같은 해 2~3월 권 의원이 가평 통일교 궁전을 방문했을 때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비밀금고에서 나온 현금 쇼핑백 두 개를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