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 신화 재현할까…첫방 시청률 13.9% 찍은 ‘한국 드라마’
2025-08-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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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첫 방송 시청률 13.9% 전체 1위 기록한 KBS 새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김형석 감독, 소현경 작가, 천호진 의기투합
KBS 새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이 첫 방송부터 매력적인 스토리와 배우들의 다채로운 열연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으며 힘찬 포문을 열었다. 10%대 중반의 전국 시청률로 순조롭게 출발한 이번 작품은, 최고 시청률 45.1%를 기록한 ‘황금빛 내 인생’의 김형석 감독과 소현경 작가, 그리고 ‘국민 아버지’ 천호진이 다시 뭉친 작품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일 저녁 8시 첫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연출 김형석 / 극본 소현경 / 제작 스튜디오 커밍순, 스튜디오 봄, 몬스터유니온)은 전국 시청률 13.9%를 기록했다. 이는 전작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마지막 회 20.4%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해당 작품의 첫 회 시청률 15.5%와 비슷한 수준으로, 안정적인 출발로 평가된다. 이날 방송된 모든 드라마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 세대 공감 가족 멜로, ‘화려한 날들’의 첫 장면
첫 회에서는 주인공 이지혁(정일우 분)과 그의 가족, 그리고 주변 인물들이 각기 다른 상황 속에서 삶의 희로애락을 겪는 모습이 그려졌다. 신입사원의 실수를 침착하게 수습하는 ‘일잘러’ 지혁은 문제 해결 과정에서 차분한 카리스마와 성숙한 내면을 보여주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랑 문제로 힘들어하는 거래처 부장 정보아(고원희 분)에게 “내 마음은 내꺼니까, 내가 컨트롤 해야지”라는 대사를 던지며 이성적인 면모를 각인시켰다.

33년간 한 직장에서 일해온 아버지 이상철(천호진 분)은 정년퇴직을 맞이한다. 덤덤해 보였지만 오랜 세월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는 허전함을 숨기지 못했다. 다행히 고문직 재취업이 예정돼 있었지만, 그의 마음 한켠에는 씁쓸함이 남았다. 가족들은 그런 상철을 위해 비밀 이벤트를 준비했다. 지혁과 남매 이수빈(신수현 분), 이지완(손상연 분)은 선물을, 조옥례(반효정 분)와 김다정(김희정 분)은 상철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식탁을 채웠다. 지혁의 절친 박성재(윤현민 분)까지 합세해 따뜻한 가족의 정을 한껏 느끼게 했다.

■ 웃음과 씁쓸함, 공존하는 현실감
동시에 지완과 수빈이 겪는 현실적인 고민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지완은 연인에게는 다정하지만, 헬스장에서 자신에게 호감을 드러내는 여성 회원 앞에서는 우왕좌왕하는 허당미를 드러냈다. 수빈은 완벽한 남자를 만나고 싶어 결혼정보회사를 찾았지만, 직업이 백수라는 이유로 차갑게 외면당하며 씁쓸한 현실을 마주했다.
또 다른 축인 지혁의 오랜 짝사랑 상대 지은오(정인선 분)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당찬 매력을 발산했다. 억지를 부리는 고객에게 단호하게 맞서고, 직접 현장 작업까지 해내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은오는 봉사활동 물품을 구하다 중고 거래 사기를 당했고, 도망치는 사기범을 쫓던 중 지혁과 힘을 합쳐 범인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두 사람의 하이파이브는 앞으로의 관계 변화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 삼각 로맨스와 세대 갈등의 서막
지혁·은오·성재의 삼각관계도 첫 회부터 윤곽을 드러냈다. 성재는 은오를 봉사활동 장소까지 데려다주기 위해 우연을 가장하며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렸다. 은오는 지혁에게 “이번 언니는 오래 가네요”라며 연애 상황을 떠보았지만, 지혁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은오가 “남 일이 아니라니까요”라는 혼잣말을 던지며 속마음을 드러내는 장면은 미묘한 감정을 예고했다.
방송 말미, 지혁은 비혼주의자로서 몰래 오피스텔을 구한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며 독립 선언을 했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당황한 아버지 상철과 어머니 다정은 아들과의 갈등을 예고했다. 젊은 세대의 자율과 기성세대의 가치관이 부딪히는 지점이 앞으로 어떤 드라마틱한 전개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 ‘황금빛 내 인생’ 팀의 귀환, 목표는 시청률 30%
‘화려한 날들’은 단순한 신작이 아니다. 최고 시청률 45.1%의 전설을 만든 ‘황금빛 내 인생’(2017~2018)의 김형석 감독과 소현경 작가, 그리고 ‘국민 아버지’ 천호진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김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말초적 자극이 아닌 진심 어린 재미와 눈물을 보여주겠다”며 “시청률 30%를 목표로 만들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일우에게는 첫 주말극 도전이자 3년 만의 안방 복귀작이다. 그는 “16년 만에 KBS로 돌아와 부담감이 크다. 사활을 걸고 촬영 중”이라고 전해 기대감을 더했다.
■ 침체에서 반등 노리는 KBS 주말극
KBS 주말드라마는 최근 몇 년간 평균 시청률 20%를 밑도는 부진을 겪었다. ‘효심이네 각자도생’(17.7%), ‘미녀와 순정남’(16.9%), ‘다리미 패밀리’(16.5%)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전작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가 최종 평균 19.1%를 기록하며 반등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화려한 날들’은 단순히 한 편의 드라마가 아니라, KBS 주말극 부활의 시험대이자 ‘화려한 날들’을 다시 열어갈 선봉장이다.

■ 시청자 반응과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첫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1회 두 번 봤다, 꿀잼”, “정인선 눈부시다”, “세 주인공의 티격태격 케미가 좋다”, “희망과 감동을 주는 드라마였으면”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내 딸 서영이와 황금빛 내 인생 작가네, 믿고 본다”, “정일우 대상 받을 듯” 같은 댓글이 눈에 띄었다.
세대 간의 이해와 소통을 중심에 둔 서사, 김형석 감독의 섬세한 연출, 소현경 작가 특유의 밀도 있는 대본, 그리고 정일우·정인선·윤현민·천호진 등 배우들의 호연이 맞물린 ‘화려한 날들’. 과연 이 작품이 ‘45.1%의 신화’를 재현하며 침체기를 겪었던 KBS 주말극의 완전한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BS 2TV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 2회는 10일 저녁 8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