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몸에서 '생선 냄새' 나는 사람…사실 병입니다
2025-08-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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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로 고통받는 삶, 트리메틸아민뇨증의 고통
생선냄새증후군은 이름부터 다소 생소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희귀 질환이다.
땀이나 호흡, 소변에서 썩은 생선 냄새가 나면서 일상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준다. 의학적으로는 트리메틸아민뇨증(trimethylaminuria)이라 불리며, 주로 간에서 특정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다.
◆ 원인과 발생 기전
우리 몸은 음식물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을 만든다. 그중 트리메틸아민(TMA)은 생선, 달걀, 콩류, 간 등 콜린과 레시틴이 풍부한 식품을 분해하면서 생긴다. 정상적인 경우 간의 FMO3 효소가 이 물질을 무취 형태로 바꾸어 소변으로 배출한다. 그러나 생선냄새증후군 환자는 이 효소가 유전적 결함이나 기능 저하로 인해 제 역할을 못한다. 그 결과 TMA가 몸속에 쌓여 땀, 호흡, 소변을 통해 빠져나가며 강한 비린내를 풍기게 된다.

◆ 증상과 생활 영향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특유의 생선 비린내다. 냄새는 지속적이거나 간헐적으로 나타나며, 땀을 많이 흘리거나 특정 음식을 먹은 후에 심해진다. 냄새가 옷, 침구, 주변 환경에 배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주고, 심리적 위축과 우울감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사회 활동을 줄이고 외출을 꺼리게 된다.
◆ 진단 방법
생선냄새증후군은 비교적 간단한 소변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소변에서 TMA와 TMA N-옥사이드 농도를 측정해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으면 진단이 가능하다. 유전자 검사로 FMO3 효소의 변이를 찾기도 한다. 다만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검사 시점과 식습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치료와 관리
현재까지 생선냄새증후군을 완치하는 치료법은 없다. 대신 식단 조절과 생활 습관 관리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콜린, 레시틴, 트리메틸아민이 많은 식품을 피하고, 대신 신선한 채소, 과일, 곡류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루 두 번 이상 샤워해 피부에 남은 TMA를 씻어내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어 땀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부 환자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활성탄이나 항생제를 단기간 복용해 장내 세균 활동을 줄인다.

◆ 정신적 지원의 필요성
이 질환은 생명을 위협하지 않지만, 사회적 고립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큰 편이다. 가족과 주변인의 이해, 심리 상담, 자조 모임 참여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인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환우회에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한 심리적 지지가 된다.
◆ 조기 인지와 생활 적응
생선냄새증후군은 드물지만, 원인을 알지 못한 채 냄새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증상을 방치하기보다 조기에 원인을 확인하고 관리 전략을 세우면 일상 적응이 한결 수월해진다. 생활 습관을 세심하게 조정하고, 필요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희귀 질환이지만 생선냄새증후군은 결코 환자 개인의 위생 문제나 부주의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해와 인식 개선이 함께 이루어질 때, 환자들이 사회 속에서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