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납품업체 대표 “5400만원 시계, 김건희 여사 요청에 구입 후 직접 전달”
2025-08-1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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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 전직 대통령실 납품업체 대표 조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고가의 명품 시계 수수 의혹이 특검 수사로 다시 불거졌다.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 씨의 장모 집에서 발견된 5400만 원 상당의 바셰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시계 보증서를 둘러싼 논란은 해당 시계를 실제로 구입하고 전달한 인물이 윤석열 정부와 관계를 맺은 업체 대표로 확인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해 전직 납품업체 대표 서 모 씨를 조사했다.
서 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 여사의 요청으로 시계를 구입했고, 2022년 9월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김 여사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계는 시가 5400만 원에 달하는 고급 시계로, 서 씨는 VIP 할인을 적용받아 약 3500만 원대에 이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자금은 김 여사 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서 씨는 윤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1000만 원을 후원했고,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한 인물이다. 현재는 유튜브를 통해 보수 성향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서 씨가 운영했던 회사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과 ‘로봇개 경호 사업’ 임차계약을 체결한 업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서 씨가 해당 사업 수주를 대가로 고급 시계를 김 여사 측에 제공한 것인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25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김 여사의 인척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한 것으로 알려진 반클리프앤아펠(Van Cleef & Arpels) 목걸이와 해당 시계를 확보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고가의 목걸이를 김 여사에게 제공한 의혹을 받는 서희건설에 대한 강제 수사도 시작됐다. 이에 대해 김 여사 측은 해당 목걸이가 2010년경 홍콩에서 모친 최은순 씨에게 선물할 목적으로 구입한 200만 원대 모조품이며, 김 여사 오빠 장모 집에서 발견된 제품 역시 모조품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실제로는 진품을 따로 보관하고, 모조품을 알리바이로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수사의 범위를 넓혀 고가 귀금속 수수 전반에 대해 진상 규명에 나서고 있다.